추석 대목이후 소비자 발걸음 ‘뚝’, 돼지고기 삼겹살에만 소비 편중전·후지 폭탄세일해야 겨우 판매, 유통업계 ‘소비촉진 방안’ 고심“삼겹살 아니면 돼지고기가 아니죠. 전·후지요? 100원, 200원 폭탄세일 안하면 안나가요.” 추석대목이 지난 후 축산물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최근 백화점과 축산물 시장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우 가격 고가행진으로 특상등급 판매가 현격히 줄어들고 판매량도 추석대비 반이하로 떨어졌다. 또한 돼지고기도 삼겹살에 소비가 편중되면서 가격이 100g 당 1300원대에서 일부 백화점의 경우 높게는 1600원대까지 가격을 형성, 산지 돼지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지난 24일 잠실의 한 백화점. 돼지고기판매장을 담당하고 있던 매장관계자는 최근 들어 줄어든 판매량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재고 물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후지의 경우 평일판매는 거의 없으며, 소비가 다소 늘어나는 주말에도 100g 당 100원이나 200원으로 폭탄세일을 하지 않으면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겹살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 을지로에 있는 이 백화점의 본점에서는 목심과 삼겹살을 100g당 최고 1600원에 판매, 삼겹살 소비편중이 심화된 상황에서 삼겹살 가격을 높여 수익을 올리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우도 추석이후 판매량이 절반이하로 줄어 100g당 9500원씩 하는 암소 특상등급(갈비기준)의 판매는 거의 없으며, 4800원에서 6800원 선에서 판매되는 상등급의 판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매장관계자는 가격대가 비싼 특상등급 진열장 쪽으로는 힐끔 가격표만 쳐다볼 뿐 아예 소비자들의 발걸음마저 뜸하다고 귓뜸한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문제가 소비를 둔화시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한우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1/3가격 밖에 안되는 수입쇠고기 판매량도 부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의 강변점은 정육코너에서 한우고기와 함께 목심 1380원, 사태 1580원, 갈비 1880원 등 저가의 미국산 수입쇠고기를 함께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둘러보기만 할 뿐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 판매량도 급감해 평일은 소비량이 거의 없으며, 소비자들이 몰리는 주말에도 추석특수에 비하면 물량이 반이하로 줄어들었다.재래시장으로서는 국내 제일의 규모를 자랑하던 마장동 축산물시장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마장 현대아파트 뒤로 늘어선 수십 개의 상점들은 도축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즐비하게 고기들이 진열돼 있지만, 일부 주부들이 부산물에 관심을 둘 뿐 고기를 사러 나온 사람은 구경할 수 없다. 이곳을 담당하고 있는 한 구청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위축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이 매장 주인들의 주머니도 얇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이에 유통관계자들은 “추석 이후 축산물 소비가 급감할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최근 연이어 침체된 경기를 반영한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중,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적절한 소비촉진 방안을 빨리 강구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진우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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