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지난 5월 12일부터 19일까지 경북 영천 일대에서 작약꽃 축제가 열렸다. 작약꽃 축제는 영천지역 약용작물 생산 농가인 한국약초작목반이 자발적으로 일궈온 축제로 유명하다. 지난 14일 영천시 신녕면에 위치한 작약 밭에서 관람객들이 만개한 작약 꽃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2일부터 19일까지 경북 영천 일대에서 작약꽃 축제가 열렸다. 작약꽃 축제는 영천지역 약용작물 생산 농가인 한국약초작목반이 자발적으로 일궈온 축제로 유명하다. 지난 14일 영천시 신녕면에 위치한 작약 밭에서 관람객들이 만개한 작약 꽃을 들어보이고 있다.

농가 28명으로 구성된 작목반 연간 400여톤 작약 생산
뿌리 부분 쌍화탕의 주 약제 꽃은 결혼식 부케로 많이 쓰여

‘동양의 장미’로 불리며 결혼식 부케로 유명한 작약꽃. 경북 영천 일대에서 작약 꽃이 만개하는 5월, 작약꽃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작약꽃 축제는 영천지역 약용작물 생산 농가인 한국약초작목반이 직접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일궈온 축제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축제는 12일부터 19일까지 8일간 열렸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4일 한국약초작목반과 함께 팔공산 인근에 위치한 신녕면 작약 밭을 찾았다. 3년생 작약이 자라고 있는 이곳은 작약 밭 전체가 분홍빛 꽃물결로 뒤덮여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작약을 주 품목으로 28명의 농가로 구성된 한국약초작목반은 영천 일대에서 약 20만평(66만㎡) 규모로 연간 400톤의 작약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축제를 위해 한국약초작목반은 영천시 신녕면, 청통면, 화남면, 대창면 등 6군데 약 6만㎡의 꽃밭을 조성했다. 

2018년 시작한 ‘작약꽃 축제’ 사진명소 입소문 타고 북적
“코로나 인해 지친 관람객들 즐거워 하는 모습 보면 뿌듯”

전주택 한국약초작목반 회장(67)은 “영천에서 40넘 넘게 작약농사를 지었다. 농촌에서 작약 농사를 지으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게 뭐가 있을 까 고민을 하던 중 작약 꽃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인근 도시에서 볼 수 없는 꽃밭을 찾아 농촌에 온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작약을 재배하는 우리가 나서서 생산량이 좀 줄더라도 꽃대를 제거하지 말고 꽃밭을 조성해보자고 작목반 회원들과 함께 뜻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처음 작약꽃 축제를 개최한 이후 이곳이 사진촬영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작목반은 3년째 행사를 이어오게 됐다. 

꽃 모양이 함지박처럼 탐스러워 ‘함박꽃’으로도 불리는 작약꽃은 최근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아 결혼식 부케나 꽃꽂이, 실내 장식, 분재 등으로 활용된다.

조창현 작약 농가(57)는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작약꽃따기 체험이나 꽃차 시음을 못해 아쉽지만, 언제든지 와서 드라이브로 작약을 구경할 수 있게 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최근 작약을 화분용으로 키우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 직접 키우는 화분을 나눠주기도 했다”며 웃어보였다.

매년 5월 중순에 꽃을 피우는 작약은 종근을 이식해 3~4년 차 가을에 수확하는 약용작물로 뿌리 부분이 약효가 좋아 차로 다려 마시거나 한약재로 쓰인다. 동의보감을 통해 보혈이나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과로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흔히 먹는 쌍화탕의 주 약제로 사용된다. 

홍승완 작약 농가(58)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심신이 많이 지쳤을 텐데, 관람객들이 작약 꽃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축제를 준비한 우리도 참 뿌듯하다”며 “내년에는 작약의 효능을 널리 알리고 시음도 하는 등 더 활기찬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천시는 전국 한약재 유통량의 30%를 차지하는 한약재 도매시장이 위치해 있는 한약재 유통 중심지다. 지난 2007년 한방진흥특구로 지정된 이후에는 영천 한의마을, 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 등 약용작물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국내 대표적인 한방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영천시에 따르면 한방진흥특구 활성화를 위해 약용작물 재배면적 확대에 노력한 결과, 290여 농가, 재배면적 153ha로 최근 3년간 40ha가 증가했는데, 그중 작약이 100ha, 67%를 차지하며 효자종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작약은 주로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작약꽃 축제를 관람한 최기문 영천시장은 “작약꽃 경관을 보전해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이번 작약꽃 축제는 한국약초작목반이 자발적으로 추진해 온 지역축제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 더욱 알찬 행사가 되도록 시에서 힘껏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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