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개편 이후 첫 상환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사업구조 개편 이후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이 2019년 13조4200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차입금 상황으로 13조3400억원으로 800억원 감소했다.
사업구조 개편 이후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이 2019년 13조4200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차입금 상황으로 13조3400억원으로 800억원 감소했다.

2020년 결산 기준 농협중앙회 차입금이 13조3400억원으로 2019년 13조4200억원보다 8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가 2012년 사업구조 개편 이후 차입금을 처음 상환한 것으로, 매년 차입금 규모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사업구조 개편 때문에 매년 늘었다. 2012년 9조3400억원이었던 차입금이 8년이 지난 2019년에는 13조4200억원으로 무려 4조8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연간 이자비용만 340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농협중앙회의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어난 차입금은 경제사업 활성화와 경제지주 자회사 설립 등에 필요한 자본금 등에 투입됐다. 농협중앙회가 ‘농업금융채권(농금채)’ 5조원(2012년 4조원, 2013년 5000억원, 2017년 5000억원)을 발행해 확보했고, 이에 대해 정부의 한시적 이자보전 방식으로 시행된 것이다.   

농협중앙회의 현금수지도 불안한 상황이다. 수입보다 지출예산이 커지면서 2017년 9000억원 적자, 2018년 5000억원 적자, 2019년 51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이자지원이 줄어든 원인도 있다. 농협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행된 농금채에 대한 정부 이자지원액이 2016년 1685억원, 2017년 533억원, 2018년 168억원, 2019년 104억원, 2020년 89억원 등으로 급감했고 2022년까지만 지원된다. 

이 같은 문제는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 사항으로 다뤄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사업 활성화 당초 목표와 달리 농협중앙회 재무구조만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차입금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수준이다”라고 지적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 개편 이후 투자 대비 단기 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감안해 금융지주의 배당을 늘리고 운영비용을 절감하며 지난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중앙회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선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비롯해 계열사의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 농업지원사업비와 배당금 규모를 키워야 한다. 이에 농협금융지주의 현금배당성향을 2018년 4.92%에서 2019년 28.1%, 2020년 20% 등으로 높인 바 있다. 금융지주의 농업지원사업비도 2019년 4136억원, 2020년 4281억원이었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부터 받은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중앙회의 교육지원사업비로 전국의 회원 농축협에 그대로 지원된다”며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운영비용을 줄이면서 판관비와 고정투자를 최소화하는 등 자구 대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수년 동안 금융지주와 금융계열사의 사업실적이 좋아 지난해 금융지주의 배당액을 높였고 사업구조 개편 이후 처음으로 차입금 일부를 상환했다”며 “올해도 16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매년 차입금 규모를 줄여 2023년 말에는 13조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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