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김치수입량 14만톤 추정, 지난해 2배… 국산 채소·양념류 21만여톤 감산 불가피

농림부의 김치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음식점 원산지표시와 소비자 홍보 강화 등을 주문했다.

노지채소 계약 재배 늘리고신규시장 개척 물류비 지원영양·안전성 조사, 홍보를 김치산업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산 수입김치가 급증한 것은 물론 대형할인점(삼성 홈플러스)까지 나서 완제품 수입김치를 판매하고 인터넷에서는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 물의를 빚었다. 이 업체는 농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판매중단을 선언했지만 물량이 소진돼 추가 주문하지 않았을 뿐 잠잠해지면 언제든지 수입김치 판매를 재개할 것이 뻔하다. 문제는 수입김치가 기존 단체급식소를 중심으로 공급되다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일반 유통이 시작된 데 있다. 이번 사태로 향후 다른 할인점들도 덩달아 수입김치를 판매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김으로써 국내 김치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2002년 1042톤에서 지난해 7만2605톤이 수입돼 70배나 증가했다. 농협에 따르면 올해 김치수입 예상량은 지난해의 2배인 14만톤 정도. 이에 따라 국산 채소와 양념류는 배추 18만6000톤, 무 7000톤, 고춧가루 7000톤 등 21만 톤이 감소할 것이란 추정이다. 금액은 700억원으로 가락시장 연간 판매물량 22만5000톤의 80% 감소다. 농림부도 10일 박홍수 장관이 직접 ‘김치산업 활성화방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준영 유통국장은 “김치원료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김치업체, 대형 유통업체 참여의 노지채소 계약재배 확대와 신규시장 개척 물류비지원, 음식점의 자율적 원산지표시제도 실시” 등을 제시했다. 정안농산 이일봉 부장은 “해외시장에서 김치 식문화 전파를 위한 과학적 효능연구와 김치수출 신규시장 개척자금 지원”을 주장했다. 조방환 농림식품수출입조합 이사장은 “수입원료를 사용한 김치업체 수출이 증가하는데 심각성이 있다”며 “한국산 표기 김치는 현재 100% 국산원료를 사용하거나 주원료 국산과 부재료 수입산 사용, 원부재료 수입산 사용제품 모두 가능하다”며 개념자체의 재정립을 강조했다. 김치캐릭터도 국산 원료사용 정도나 HACCP, ISO 등 품질인증 제품에 부착하고 환률하락에 따른 수출업체의 지원확대 등을 제기했다 박홍자 급식관리협회장은 “회원업체의 식자재 공동 구매사업을 전개할 계획으로 단체급식소들이 국산 김치를 사용토록 정부의 전처리사업 지원확대”를 요구했다. 손정숙 대한영양사협회 사무총장은 “영양사들은 급식소 공급김치를 국산으로 아는 만큼 이들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고 정부가 국민 영양목표에 준해 쌀과 배추 등을 국가보호 품목으로 선정, 관리할 것”을 주장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의 모임 이사는 “국산김치와 중국산 김치의 영양·안전성 조사를 실시해 소비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해야 한다”며 “중국산이 좋고 가격이 싸면 국산김치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국산김치를 먹어야 하는 당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학교와 군부대의 국산김치 공급 및 음식점 원산지표시 의무화도 강조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김치관련 단체들이 자조금제도를 도입해 홍보기반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부도 김치에 대한 이론적 체계마련과 제도정비로 경쟁력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광운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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