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산물 경쟁력 일방적 우위, 국내 양식·연근해어업 붕괴 일로

중국은 최근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 중에 있으며, 우리나라와도 FTA 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중국산 수산물 수입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우리 수산업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최근 차례로 내놓은 ‘중국의 FTA 추진현황과 수산부문 시사점’과 ‘한·중 FTA 체결에 따른 수산부문의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자료를 중심으로 이를 중심으로 한·중 FTA가 우리 수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현지 자료·정보접근 어려움도 협상 ‘난제’안전성·원산지 규정 등 사전 대비책 시급 ▲중국의 FTA 추진동향=중국은 2002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으로 현재 18개국과 FTA 협상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과의 FTA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3대 경제권 건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중국이 그 주도권을 선점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최근 한·중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우리나라에 요청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중 FTA 체결은 우리 수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중국과 아세안과의 FTA에선 수산물 대부분을 조기관세 자유화 품목 대상에 포함해 2006년까지 대부분의 수산물 관세가 철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수산업계에 미칠 영향=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산물 교역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지만 중국산 수산물이 국내 수입 수산물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의 일방적인 수입우위로 나타나고 있으며, 무역수지 적자폭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중국산 수산물의 수입은 종래의 냉동 수산물 중심에서 단가가 높은 활어, 신선·냉장, 냉동, 가공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국간 수출입 수산물의 경쟁력을 비교한 무역특화지수(TSI) 분석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수산물은 우리나라의 수입우위 또는 수입특화를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수산물은 경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중 FTA 체결에 의해 관세가 철폐된다면 중국산 수산물 수입이 크게 증가함은 물론 수입이 늘어나는 품목과 연관되는 양식어업ㆍ연근해어업 등 국내 수산 부문의 생산이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하는 등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탈어촌 현상으로 이어져 수산업의 기반과 어촌 공동체가 붕괴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도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수산업의 잠재력 감안해야=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수산업의 높은 잠재력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최근 수산 기술 개발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통계 체제 미비 및 사회주의 국가의 폐쇄성으로 인해 중국의 수산 관련 자료 및 정보의 수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세 인하에 따른 수입량 증가뿐 아니라 식품 안전과 같은 관세 이외의 부문에서도 충분한 검토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한·중 FTA는 체결 후 예상되는 수산 부문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국내 수산업 보호 및 구조조정 방안과, 식품 안전성, 원산지 규정 등과 관련한 비관세 부문의 사전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한 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관태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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