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7월 1일 전면개방을 앞두고 제주감귤의 생존을 고민하던 제주농업 선도농민들은 90년 초 일본을 방문, 같은 밀감이라도 맛이 있고 수입자유화 물결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 감귤산업을 살펴본 결과 무엇보다도비료의 질 및 시비방법 등에서 우리나라와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이들은 곧 제주밀감 살리기, 제주농업 생존방법의 일환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키 위해 발기인 15인이 주축이 되어 92년 10월 19일 고품질 유기질비료시용을 기업이념으로 한 제주유기배합비료(주)를 설립, 농민 2백여명의참여와 일부 독지가의 헌신적 협력하에 19억2천만원의 자본금을 형성, 96년6월 공장 준공과 함께 생산 가동에 들어갔다.특히 제주유기배합비료(주)는제주도청 및 농촌진흥원, 농협 제주지역본부, 제주대학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주농토환경가꾸기의 일환인 흙살리기운동에 알맞는 유기배합비료를 생산 공급한다는 것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공장은 원료의 입고 및 제품 배송을 고려,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 720번지 3천6백55평의 대지에 원료 및 제품 5천톤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시설과공장 1천1백22평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밖에도 후생실과 사무실, 실험실, 식당 등이 들어서 있다.제주유기배합비료(주)의 생산량은 일본 유기배합비료공장의 적정단위인 8시간 1백톤, 연간 3만톤으로 이는 제주감귤원에서 소모하는 유기질비료 소모량의 30%에 해당한다. 특히 공장내에는 계량, 배합사별 포장이 전자동으로 이뤄지는 로보트적재방식이 채용되어 단 3∼4명만으로도 운전이 가능한최첨단 시설로 돼 있다.현재 생산제품은 감귤달콤 1, 2, 3호인 봄, 여름, 가을용 비료와 감귤달콤특호인 하우스 전용비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선진지의 조사 및 토양분석자료에 의한 독자적인 시비추천량을 설정, 사용농가에 권장하고 있다. 특기할 사항은 생산초년부터 시설재배농가의 60%이상이 이 유기질비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식물성유박 50%, 동물성 50%(골분 25%, 어분 20%, 게껍질 5%)인 혼합유기농-특호는 다소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그외에 감자 주렁주렁 및 마늘·양파 통통, 수박·참외·토마토·딸기 등과채류용인 달콤-바이오도 생산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유기질비료, 농민에게 보다 많은 소득을 보장하는 비료 생산을 위해 연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문시병 사장은 “1만5천톤을 손익분기점으로 계산하고 있으나 일반 농가의 고정관념이강하고 관계기관의 이해부족 등으로 금년중에 달성하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고충도 털어놓았다.전면 수입개방하에서 오직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더 맛이 있어야 하고,먹기에 편하고, 안전하고, 신선해야 한다. 즉 무엇인가 차별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붉은쌀, 검은쌀, 향미쌀이 등장하고 성주참외, 고창수박 등은차별화에 성공한 좋은 예가 된다.국제경쟁력을 가진 명품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의 지표와 품질의 지표를 설정하고, 각 작물마다 지역배치 작부체계, 시비개선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검토 연구가 필요하다.세계에서 농산물 수출 1위인 화란이나 집약농업의 선진국인 덴마크, 근래에 고급농산물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이스라엘 등의 농지는 우리보다 좁고,모래땅이다. 그러나 생산품목마다 품질에서, 가격에서 세계 제일인 것은 재배관리 기술과 비료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제주도는 다행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난지로 이 기후에 적합한 과수, 화훼주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토양도 대부분 화산회토로 이 환경에 알맞는작물은 지하괴경근들이다.화산회토가 많은 일본의 채소류 및 과채류의 시비내용을 보면 유기질이50%이상이고 메론, 수박이나 카네이션은 95%이상이다. (일본 농협유기비료가이드)근래에 토양비료학의 발전 방향이 특정 병원균의 제어 또는 연작장해 제어쪽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은 유기물을 어떻게 적절하게 이용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는 아직도 무기비료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곳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물론 이들도 등한시 할 수는 없지만 식물 뿌리는 본래 무기.유기를 불문하고 선택적으로 분을 잘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어떤 유기성분은 생식생장을 촉진시켜 준다고 학계에 보고된지 10여년이지난 지금 학계나 연구기관에서도 생소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제주농업 더나아가 한국농업의 미래는 밝아질 수 없을 것이다.일본 고지켄의 작은 마을에서 일본제일, 세계제일의 가지 만들기를 위해 5년간 비료를 연구, 일본 가지의 70%를 최고 값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는것은 아주 유명한 이야기다.같은 품질로는 광활한 토지,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는 나라와 구조적으로 경쟁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고급이 아니면, 명품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농산물의 명품생산을 위해서는 비료도 명품을 사용하여야 한다. 밝은 미래의 역사가 고독한 사람의것이라면 제주유기배합비료는 제주의 농산물 명품을 만들기 위해 고독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강완규 상무이사>발행일 : 97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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