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유해순 (사) 대한온실산업협회 전무>외환위기로 시작된 국가적 경제난의 소용돌이가 국민들을 고환율·고물가·고실업·고금리·고세금·고유가라고 하는 사면초가의 고난시대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에게는 생존전략으로 긴축·절약·절제·구조조정·수출제일주의·수입억제·저축·고통분담·상호결합·투명성제고 등의실천이 강조되고 있다.거짓과 오만, 허풍과 거품으로 포장된 실체의 부끄러움을 벗겨내는 일의시작은 타율에 의해서 비롯되었지만 과정과 결과는 우리 모두가 뼈아픈 반성을 토대로 감당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경제난국의 먹구름으로 온통 우울하고 침통하지만 진주처럼 빛나는 국가적성과가 있었으니 지난해의 쌀, 채소, 과일 등 농산물의 풍작이 그것이다.최근 재경원 일각에서 또다시 비교우위론과 고통분담을 내세워 농어촌구조개선 예산 삭감을 기도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지금 이 풍작이 주는 성과의 의미를 잊고 있지 않나 싶다. 만약 우리의 먹거리가 흉작이라도되어 부족분을 수입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과연 지금의 형편은 어떠했겠는가. 생각만해도 끔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하늘은 우리에게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회생의 기회를 동시에 주었으나 우리는 이것을 또 잊으려 하고 있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의 축소 불가피성은 고통분담 측면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농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농가소득증대에 의한 산업간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시작된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이 2004년까지 주어진 WTO 유예기간내에 크게 축소되거나 유보되는일이 있다면 21세기 한국농업은 비전이 없다.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비극을 당해보고서야 아픔을 알지,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에 소홀한 채 살아왔다. 그 교훈은 이번의 경제난국을 통하여 다시한번 체험하고 있다. 농작물의 풍년이 주는 값진 교훈을 깨닫지 못하고또다시 농업이 일부 정책결정자들의 관심권밖으로 밀려나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특히 일각에서는 고유가로 인한 시설원예산업의 한계성을 지적하면서 효율성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비단 고유가의 파급영향은 시설원예산업에만 불어닥친 태풍이 아니고 전산업에 걸쳐 예외없이 고통을 주는 사항인데도 농업, 농촌의 구조가 변모, 일신되어가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유독 농업에만 적용코자 하는 일각의 모습은 실로 걱정스로운 일이 아닐수 없다.우리나라 첨단시설원예산업의 진로에 대한 총체적 실험은 농가소득의 상대적 평가를 통하여 극명하게 입증된 바 있거니와 국제적으로 한국농업의 이미지 확산에서 이미 형성과정으로 들어가는 초입단계에 도달했다. 에너지자원이 전무한 실정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을 일이지 시설원예 자체를 부정하거나 추진을 유보해서는 안된다.에너지절약형 시설은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충분히 기술을 투입할 수 있는일이다. 다만 지금까지 에너지난을 예측하지 못한 안일한 관습에 젖어 기술에 반영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을 대표하는 시설원예생산유통지원사업은 목하 IMF시대에 전개되고 있는 산업의 구조조정과 연계해볼 때 자본집약, 기술집약, 전문화로 들어선 한발앞선 농업구조조정정책이었다고 확신하면서 국가전략차원에서 농업의 보호, 보조, 지원은 WTO유예기간까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제는 우리 모두가 동의해야 할 것을주문해본다.발행일 : 98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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