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콜레라 등 악성가축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해 올 한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 소독제 관납업체들이 전반적인 축산경기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납업체 관계들에 따르면 정부 방역정책의 일환으로 농가에 무상공급 되고 있는 소독제를 지자체와 농협중앙회 등의 입찰에 응시, 지난달 26일까지 대량공급 했지만 납품가격이 낮아 실익을 내지 못했다. 이는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동약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관납에 매달린 것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는 업계 내부의 지적이다. 또 악성질병으로 자포자기한 축산농가들이 치료제 대신 소독제 사용을 늘리자 판매외형과 공장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업체들이 과다하게 소독제를 공급한 것에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성기 한국미생물연구소 제품등록 담당자는 “올해 초 콜레라·구제역 등 질병이 발생하자 동약업체들이 대거 소독제 생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안다”며 “특히 지속적인 축산경기하락에 따라 공장가동율이 떨어진 업체들이 외형을 맞추기 위해 양적 생산에 치중한 경향이 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체들이 대리점에 판매하는 양이 많았지만 올해는 대리점을 통해 판매한 소독제의 양은 거의 없고 입찰에 들어가는 양이 많이 늘어나 지난해에 비해 외형은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상진 유한양행 경기지역 판매담당자도 “똑같은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도 납품가에 맞추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유사제품이 많아 관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진우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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