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유통센터 규모화·저온유통기술 개발을”

본보는 한국농업기계학회, 농업공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달 30일 수원 농업공학연구소에서 ‘농산물 유통 및 수확후 관리기술의 혁신방향과 과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정부의 농산물 유통정책을 비롯해 유통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과제, 농산물 유통 기술의 현황과 개선방안 등의 부분에서 모두 6개 주제가 발표돼 우리농산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주 최:한국농어민신문, 한국농업기계학회, 농업공학연구소일 시:2005년 9월 30일 장 소: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 대강당 ■주제1/농산물 산지유통정책 - 김현수 농림부 유통정책과장 “산지유통 전문조직 육성, 공동마케팅 활성화 계획” 정부의 농산물 유통정책은 고부가가치 상품화를 지원하는 유통시스템 구축과 농업의 신 성장동력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산물 유통의 주요 성과를 보면 공동브랜드수가 98년 78개에서 2003년 1059개로 대폭 늘었고, 전자경매율은 99년 0%에서 2003년 64.2%로, 원산지표시 이행은 96년 83%에서 2003년 96.1%로 높아졌다. 그러나 산지유통조직 규모가 읍·면 단위로 영세하고 산지유통센터 활용도가 떨어지며 농산물 수입확대 및 소비정체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농산물유통체계 구축을 위해 산지유통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공동마케팅조직 육성 △산지유통전문조직 육성 △산지유통 종합평가제 확립 △산지유통센터 구조조정 및 활성화 지원 등이다. 공동마케팅 부분에서는 매출액 100억원 이상되고 책임경영체제 및 독립체산제로 운영되는 합병조합, 연합판매조직,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등 9개의 조직을 시범사업자로 선정해 무이자 자금과 공동선별비 상향조정, 브랜드개발 등의 지원을 강화한다. 산지유통조직 육성 부분에서는 공동마케팅 활성화에 따라 감축하되 대상조직 선발시 유통효율화 목표제를 실시하고 정책자금 지원을 차등한다. 또한 올해부터 산지유통센터 208개소와 전문조직 280개소를 대상으로 ‘산지유통 종합평가’를 실시해 정책자금, 시설지원 등을 엄격히 차등화 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2013년까지 연간 처리물량 1만8000톤급의 거점 APC 80개소, 연간 처리물량 7000톤급의 전문 APC 208개소를 육성해 양파, 사과 등 주요 10대 품목의 처리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주제2/소비시장 변화와 산지유통 혁신 - 이향규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장 “소규모 APC 계열화 추진, 지역별 군소브랜드 통합” 농산물 수입개방 심화와 소비지 대형유통업체의 폭발적 증가, 영농규모 양극화 등 농산물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또 산지유통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흡해 소비자 지향적 생산 및 유통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이에 농협은 △산지유통 활성화사업 강화 △산지유통센터 지원체계 구축 △연합마케팅사업 확대 △브랜드 개발 및 관리 △친환경농업 생산 및 유통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산지유통 활성화의 세부적인 사업에는 공동계산제 정착, 산지유통 전문인력 육성, 수확후 관리기술 개발 보급, GAP 등 고품질 농산물 생산 및 안전성 관리 등이다. 산지유통센터 부분에서는 APC 신규설치와 개보수 지원, 거점 APC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APC 계열화 추진, 품목별 APC 운영프로젝트 개발 등을 중요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농가를 새로 조직하고 시·군단위 연합조직 육성, 그리고 전국단위 품목네트워크 구성 등으로 연합마케팅 사업을 확대하겠다. 소비자 신뢰성 향상, 품질관리를 위한 브랜드 개발과 품목별, 지역별 군소 브랜드의 과감한 통합 등 구조조정을 통한 브랜드 파워를 높이겠다. 친환경농업 부분에서는 친환경작목반 3000개소를 육성하고 하나로마트 친환경코너를 올해 200개소로 늘리는 등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을 활성화할 것이다. ■주제3/산지거점유통센터 운영효율화 -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APC 독립경영체계 구축, 공동선별·계산 확립돼야” 소비지 대형 할인점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또 산지와 대규모 주년계약과 고품질 브랜드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산지유통에서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취급물량 규모화 및 시설장비의 대형화, 산지의 거점화, 전문경영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며 이같은 개념을 지닌 거점 APC의 건설이 필수적이다. 오는 2013년까지 거점 APC품목별 수요를 추정해보면 사과 11개소, 배 6개소, 감귤 4개소, 단감 3개소, 복숭아 1개소 등 모두 25개에 달한다. 하지만 APC 사업의 과잉투자가 제기되고 있어 기존 APC와는 개념적으로 차별화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독립경영체계 구축과 전문경영인에 의한 운영이 절실하다. APC 이용 농가는 회원제로 해 계약한 물량 전량을 유통센터에 납품토록하고, 공동선별과 공동계산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또한 거점 APC는 잔류농약, 종사자의 위생관리, GAP 등 안전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처리품목도 늘려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정부도 시설지원 이외에 마케팅과 수확후 관리기술 등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기존 APC 시설을 거점 APC의 하부조직으로 계열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주제4/농산물 선별기술 - 이강진 농진청 농업공학연구소 연구관 “선별자료 활용기술 모색, 선별기 부가기능 개선을” 농산물 선별기는 과일 등 수확한 청과물 선별이외에도 농가들의 재배기술을 제고할 수 있다.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전자식 비파괴선별기에는 각 농가마다 당도, 색도 등 품질 데이터가 저장되기 때문이다. 고품질로 생산한 농가와 중저급으로 생산한 농가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고 한 농가에서 생산한 것도 품질분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생산농가마다 기술적 결점을 보완해 재배기술을 향상시켜 품질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정부는 앞으로 2013년까지 산지유통 혁신을 위해 사업비 150억원의 거점 산지유통센터 80개소, 전문 산지유통센터 208개소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대형 농산물 선별기들도 사업개소 수만큼 설치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선 외국산 기종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별 정밀도가 높고 선별 정밀도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선별할 농산물 특성에 적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90년대 초 미국에서 사과선별기 4대가 수입된 바 있는데 선별과정에서 사과에 많은 손상을 줘 결국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2013년까지 전 농가의 10%를 GAP를 이행토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GAP 이행율이 높아지면 산지유통센터의 역할도 커지게 될 것이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별시스템도 그에 맞게 설계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선별기술은 여러 가지 품질을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기능, 고속화, 세척·살균·포장 등 부가장치의 성능개선, 선별데이터 활용기술 등의 개발과 보완이 요구된다. ■주제5/농산물 포장·운송기술 - 박종민 밀양대학교 교수 “저온유통 포장상자 개발, 포장화·파렛트 출하 지원” 우리나라 농산물의 물류비는 소비자 구입총액의 13.8%, 국가 물류비의 8.3%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농산물 물류비에서 운송과 포장비가 6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산물 포장재는 그동안의 관행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선택되고 있어 잘못된 점들이 많다. 예를 들어 골판지를 손으로 눌러 단단함의 정도로 압축강도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단단함 유지를 위해 합지를 골심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포장상자의 원가가 높아지고 작업속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농산물 포장상자별 적정한 강도가 마련되지 않고, 저온 유통에서 상자의 통기성과 저온 다습한 조건에서 압축강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수준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표준규격출하율과 표준 파렛트 사용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따라서 농산물 물류 혁신을 위해서는 유통 전반에서 기존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 유통 단계별 포장상자 강도저하 정도를 분석하고, 저온유통 확대를 대비해 현재 12개 품목인 저온유통규격과 포장상자 규격 기준도 정립해야 한다. 특히 농산물 물류 합리화와 물류비 절감의 핵심인 규격포장 후 표준 파렛트 단위로 처리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주제6/농산물 신선도 보존기술 - 윤홍선 농진청 농업공학연구소 연구관 “예냉·수송·저장 가능한 통합형 유통시스템 필요” 농산물의 신선도 보존은 수확직후의 품질을 유지하고, 수확후 손실을 줄여 생산자에게는 수익을 높여주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최상품질의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다. 따라서 농산물의 신선도 보존 기술은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 저온유통시설은 고습도 유지성능이 미흡한 게 사실이다. 상대습도가 90~95% 정도 유지돼야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지만 현재 보급되는 유닛쿨러들은 습도유지 성능을 갖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고습도를 유지하는 유닛쿨러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예냉·저온 저장 농산물의 유통구조를 생산자-산지종합처리장-대형유통업체·온라인 마켓-소비자 등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저온농산물을 상온에 노출시키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저온작업장 시설이 요구되는데 이는 상하차 작업시 농산물 온도가 약 5℃로 상승하면 1.5℃로 재냉각되기까지 약 3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농산물이 다품목 소량생산인 점을 감안해 예냉, 수송, 저장 등이 가능한 통합형 저온유통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병성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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