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지난해 중국과 무역 대폭 감소
농업부문 감소율 68% 달해 
식품 원부자재 수입 비중 증가

질소비료 수입량 줄면서
농업 생산역량 악화 전망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 조치로 국경을 봉쇄해 지난해 중국과 농업부문을 비롯해 모든 품목의 무역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2020년 북중 무역 평가와 전망:코로나19가 북한경제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북한의 농업부문 수입 감소와 함께 농산물 생산도 줄어 주민들의 후생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북한 무역이 매우 위축되면서 지난해 대중국 수입이 4억9110만 달러로 2019년 25억7381만 달러 대비 80.9% 감소했다. 식량 등 농업부문의 감소율도 68.1%에 달했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는 식량과 보건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전체 수입 규모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은 농업부문의 수입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농업은 북한 GDP의 22.4%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의 수입 비중은 경제 제재 이전(2015~2017년) 11%, 제재 본격 이행(2018~2019년) 27%, 코로나 시기(2020년) 44.9%로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식품 수입의 구조적 변화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2018년부터 식품가공용 원부자재인 대두유, 밀가루, 당류 등의 수입이 증가한 반면 쌀, 과일 등 신선식품과 빵, 과자, 국수 등 완제품 수입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식품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강조한 식료품 국산화 정책 △식품문화 변화(빵, 과자 등 선호) △식량난에 따른 수입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2020년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상승했지만, 북한의 수입단가는 하락해 품질보다는 물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대두유 단가는 2019년 1톤당 1077달러에서 2020년에는 892달러로 하락했고, 밀가루도 327달러에서 241달러로 떨어졌다. 사탕수수 또한 393달러에서 333달러로 낮아졌다.

북한의 지난해 비료 수입도 크게 감소했다. 2020년 질소 비료 수입량이 1만6104톤으로 전년대비 82.9% 감소했고, 복합비료 또한 6426톤으로 77.1%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 수입한 재고를 사용해 식량작물을 생산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KIEP는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질소비료 수입이 감소하면서 농업 생산역량이 점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비료 부족문제가 농업 분야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측했다.  

KIEP는 또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며 “따라서 소규모 무역이 재개될 경우 식량 등 민생용품 중심으로 수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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