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산지양곡업체 쌀 확보 경쟁 가열
시세보다 1500~2000원 수직상승 
벼 시세 더 끌어올려 혼란 우려 
지역농협 ‘벼 장사’ 논란 증폭


최근 전북에 위치한 농협의 산물벼(신동진) 입찰에서 40kg 포대당 7만9200원의 낙찰가를 기록해 산지양곡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020년산 쌀을 확보하기 위한 RPC 등 산지양곡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번 산물벼 낙찰가격이 시세보다 1500~2000원 수직 상승하자 산지 벼가격 천장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월 26일 전북 완주에 위치한 이서농협은 산물벼 매각 입찰을 진행했다. 상장된 산물벼는 신동진 40kg 3만2300포대(1292톤)와 새누리 2420포대(96.8톤)로 최고가 응찰자를 낙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산물벼를 보관하고 있는 ‘사일로 1기’ 단위로 모두 5기가 입찰에 올라왔으며, 1기당 8000포대(320톤) 가량 담겨진 상태였다.  

2020년산 쌀에 목말라 있던 수많은 산지양곡업체들이 이날 입찰 현장에 몰려 원료곡 확보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사일로 동당 입찰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입찰 경쟁이 더욱 달아올라 마지막 입찰물량에선 신동진 40kg당 7만9200원의 낙찰가가 나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시세보다 2000원 가량 높은 가격으로 실제 운송료 등을 감안하면 40kg당 8만원을 넘는 수준이라는 게 양곡업계의 설명. 취재 결과 낙찰자는 타지역의 쌀 임도정공장으로 경쟁자보다 1500원 가량 더 높게 응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입찰에 참가했던 모 관계자는 “정부양곡 공매가 있지만 사실 필요한 것은 2020년산”이라며 “사실 이날 입찰에서 시세보다 100~200원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낙찰가격은 시세보다 2000원이나 뛴 7만9200원이라는 가격이 나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입찰 당시 현장상황을 전했다.

이번 산물벼 입찰 결과가 산지의 벼 시세를 더 끌어올리며 혼란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PC 등 산지양곡업체 간 거래로 벼가격 대비 쌀가격 괴리가 더욱 커질 우려가 높고, 향후 산지쌀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역농협의 ‘벼’ 장사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선 양곡업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RPC를 보유하지 않는 지역농협들은 2020년산 생산량이 급감하자 벼 매입에 적극 나선 바 있다”며 “전라도와 충청도의 지역농협의 경우 벼 매입가격이 지역에 따라 7만원 안팎이었는데, 불과 3개월여 만에 큰 차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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