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오이·호박·시금치·토마토 등
급식 재료 작목들 시세 상승
“정식 개학 이뤄지며 소비 늘어”
외식 영업제한 완화도 한 몫

김치·장류 업체도 ‘기대와 불안’
“반년 만에 납품, 문제 안생기길”


외식업체 영업제한 등 코로나19 영향에 설 연휴 뒤 매기 감소까지 더해져 축 처졌던 농산물 소비와 시세가 3월 개학과 함께 살아나는 분위기다. 산지와 시장, 급식 납품업계 등 현장에선 사실상 2년 만에 재개된 3월 학교 급식 식자재 수요가 농산물 소비에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는 기대감을 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4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전망이 나오며 불안감도 상존해 있다. 

올 2월은 농산물 소비에 악재가 이어졌다. 보통 설 대목 직후엔 농산물 소비력이 감소하는데 올해엔 설 연휴가 2월 초에 자리 잡았고, 여기에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금지와 더불어 음식점 등의 외식업체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면서 2월 농산물 소비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하지만 3월 들어 산지와 도매시장에선 개학과 맞물려 긍정적인 흐름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개학 수요가 다수 작목 소비와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 오이, 호박, 시금치, 토마토 등 급식에 들어가는 주요 작목 시세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2월 중순 서울 가락시장에서 5kg 상품에 1만원을 넘지 못했던 토마토 가격은 이달 들어 3일 1만4962원, 4일 1만5321원을 기록하는 등 1만원 중반선까지 올라섰다. 백다다기 오이도 100개 상품에 2월 중순 4만원 내외에서 3일 5만3259원, 4일 6만4250원을 형성하는 등 시세 흐름이 양호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흥기 가락시장 서울청과 채소총괄부서장은 “개학과 맞물려 전반적으로 3월 초 시세가 상승 흐름을 탔다. 설 이후 보름까지 매기가 없었는데 반등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개학과 함께 외식업소 영업제한이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희 가락시장 중앙청과 과일1팀장은 “토마토의 경우 지난해엔 개학에 차질이 빚어져 소비에 어려움이 컸는데 올해엔 그래도 정상적인 개학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다. 최학현 이천백사시설채소연합회장은 “지난해 개학철은 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힘든 시기였는데 올해엔 개학기인 3월 전후 들어 물량이 수월하게 나가는 편이고 시세도 어느 정도는 받쳐주고 있다”며 “여기에 상품성이 양호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식품유통업체도 급식 발주가 이뤄지는 등 표정이 한결 나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급식 중단 속에 재고가 쌓여만 갔던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일부 4차 유행도 올 수 있다는 예측 속에 여전히 불안감도 가시지 못하고 있다. 

지역 학교급식공급센터로 주 납품하는 네니아의 문영진 대표는 “정상화까지는 거리가 멀지만, 개학이 막 이뤄져 급식 발주가 들어오며 개학 분위기는 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가 언제 다시 확산돼 급식이 중단될지 몰라 불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김치, 장류 등 전통식품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통식품업체는 저가의 수입산 김치나 수입 고추 등을 원료로 한 장류와 비교, 가격 경쟁에서 뒤처져 학교급식 납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기대와 불안감 속 2021년 3월 개학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북 순창 장류업체 향적원의 최칠분 대표는 “지난해 개학이 미뤄지면서 재고가 그대로 쌓였다. 이제 개학을 해서 납품을 하고 있는데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등교만 계속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며 “올해부터는 춘천과 대구, 부산 지역 등에 새롭게 납품하는 학교도 늘어 개학 정상화가 지속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학교급식 공급업체인 농가식품 김치은 대표는 “아직 회복되려면 멀었지만 개학 후 이 정도라도 나가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코로나19와 방학으로 거의 5~6개월 만에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엔 학교급식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랄 뿐”이고 밝혔다.
 
김경욱·주현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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