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기술 개발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모종 삼을 활용해 억제 토양을 검정하는 모습.

묘삼을 이용해 인삼뿌리썩음병이 덜 발생하는 토양을 쉽게 찾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삼뿌리썩음병은 인삼의 대표적 토양병으로 여러 해 같은 밭에서 재배하는 경우에 발생하며, 병 발생 시 조기 수확 또는 상품성 악화로 농가에 손해를 끼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4일, 모종 삼을 이용해 토양의 인삼뿌리썩음병 발생 여부와 뿌리썩음병원균 억제 능력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삼의 주요 토양병인 뿌리썩음병이 특정 토양에서 억제되는 경향을 활용한 것으로, 향후 억제 토양을 탐색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뿌리썩음병원균 밀도는 높지만 병이 덜 발생하는 억제 토양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알려졌지만 찾는 방법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인삼뿌리썩음병 발생 환경과 원인을 분석하고, 억제 토양을 간편하게 찾을 수 있는 생물 검정법을 개발한 것이다. 생물 검정법은 병원균에 의한 발병 여부를 검정하기 위해 식물체에 병원균을 접종한 후 병이 발생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농진청 연구진은 투명 아크릴로 만든 재배 틀(포트)을 준비해 대조구에는 병원균 토양, 다른 한 곳에는 병원균 토양과 억제 토양을 혼합한 토양을 넣고 각각 모종 삼을 심었다. 그리고, 4주 후에 뿌리썩음병 발병 정도를 분석했다. 이 결과, 억제 토양을 넣은 재배 틀의 병균 밀도가 대조구의 100분의 1 수준이었고, 병 발생 지수는 대조구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병 발생 지수 감소가 억제 토양의 영향인지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했다. 억제 토양의 균을 죽이고, 다시 병원균을 접종했는데, 대조구와 비슷한 병 발생지수가 나타났다. 억제 토양의 병원균 억제 원인이 토양 속에 살고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포함한 미생물 등의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는 결과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뿌리썩음병 발생 상태와 병원균 밀도 등을 비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억제 토양으로 추정되는 흙의 아래와 위에 일반 흙을 약간 깔고 모종 삼을 심어 4주 후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때 병원균 접종 토양보다 인삼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가 줄고, 병 발생 지수가 감소했다면 억제 토양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동휘 농진청 인삼과장은 “인삼 연구기관과 도 농업기술원 등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뿌리썩음병 발생 상태와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밀도 등을 비교할 수 있다”면서“인삼뿌리썩음병의 억제 원인을 밝히고, 억제 토양을 탐색하는데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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