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2021양곡연도 쌀 공급량
전년대비 4.8% 줄었는데
수요량은 0.4% 증가 예측 

농협 재고 7월말 ‘바닥’ 전망
계절진폭도 높아져가는 상황
정부양곡 공매 2020년산 포함
2019년산 소비량 확대 등 관심


올 단경기 동안 쌀 수급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2020년산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지만, 수급안정을 위한 2020년산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양곡 3월 공매에서 2020년산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1년 쌀 공급량 대폭 감소=2021양곡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쌀 공급량은 정곡 기준 486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2020양곡연도 511만3000톤보다 4.8% 감소한 물량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이 350만7000톤에 그친 것이 주원인이었다.

반면 쌀 수요량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1년 농업전망(쌀 수급동향과 전망)에서 2021년 쌀 수요량이 417만8000톤으로 전년도 416만3000톤보다 0.4%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밥쌀용 식량의 수요는 2020년 301만7000톤에서 2021년 297만톤으로 1.6% 줄지만, 가공용을 비롯해 해외원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로 인해 2021양곡연도(2021년 9월말)가 끝나는 시점에 가면 쌀재고량이 68만8000톤 수준으로 2020양곡연도 기말재고 95만톤보다 27.6%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쌀 계절진폭도 상승세=단경기 동안 농협의 쌀 재고량이 수급과 직결되는 가운데 농협의 2020년산 쌀 재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8일 기준 농협 전체 재고량이 75만485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3493톤보다 10만8634톤 적은 것이다. 평년 재고 소진 속도를 감안할 경우 2020년산은 오는 7월말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수확기 농협은 165만톤을 매입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매입량이 139만톤에 그쳤기 때문이다. 농협의 경우 지난해 쌀수급관리 균형을 맞췄는데, 지난해보다 적은 재고량은 앞으로 수급불안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쌀 재고량 감소 영향으로 산지쌀값도 지난해 수확기 이후 상승 그래프를 그리며 강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의 전국평균 산지쌀값에 따르면 2월 25일자 기준 20kg 포대당 5만5047원을 기록하는 등 계절진폭이 단경기로 가면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수확기 대비 계절진폭을 계산해 보면 2021년 1월 5일 0.82%에서 2월 5일에는 1.22%로 상승했고, 이어 2월 25일에는 1.71%로 더 높아졌다.

▲2019년산 소비확대 필요=지난 1~2월 동안 정부양곡 공매로 인해 그나마 쌀 시장 과열을 억제한 것으로 산지에서 판단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1월 12만톤(2020년산 8만톤, 2018년산 4만톤)을 방출한데이어 2월에도 2019년산 4만8000톤을 공급했다.

하지만 단경기 동안 수급안정을 위해선 2020년산 정부양곡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농식품부가 이달 중순경 예정된 정부양곡 공매에서 2020년산을 포함할지 여부를 심층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2020년산 정부양곡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수확기 산지쌀값 강세로 인해 2020년산 공공비축 매입량이 32만1000톤으로 계획물량 34만톤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2020년산 정부양곡 사용처는 고정적이다. 이미 공공비축 산물벼 8만톤(정곡 기준)을 인수도했고, 복지용(나라미) 10만톤, 군수용 4만~5만톤 등 22만톤가량에 대한 수요처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 농식품부가 가용할 수 있는 2020년산은 10만톤이지만, 흉년 등의 변수를 감안해 이 물량을 전량 방출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2019년산을 최대한 소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019년산 재고량도 13만톤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종인 곡물관측팀장은 “정부양곡 공매가 진행되고 있지만 신곡이 공급돼야 쌀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양곡에서 신곡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2019년산 소비량을 확대해 신곡수요를 대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3월 공매에서 2020년산을 포함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다양한 공급시나리오를 마련해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경에 공매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