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미국 이어 태국산 유통 앞둬
국산 권장기한보다 보름 길어
산란계농가 “안전성 확보 의문”
수입 중단·산업 안정화 촉구


미국산에 이어 태국산 계란이 국내 유통을 앞둔 가운데, 산란계 농가들이 위생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는 계란 수입 중단과 국내 계란 산업 정상화 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고병원성 AI(이하 AI) 발생 및 예방적 살처분으로 계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1월, 긴급하게 계란 수입을 검토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에 미국산 계란이 시중에 공급됐고, 최근엔 태국산 계란 100만개가 국내에 들어와 시중 유통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자 산란계 농가들은 정부가 수입 계란의 위생 안전성에는 유독 관대한 입장을 취한다며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는 계란 수입 중단과 국내 계란 산업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의 국내 유통기한은 60일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산 신선 계란의 권장 유통기한 45일보다 15일이나 긴 기간. 또한 정부가 국내산 계란에 대해서는 산란일자 표기, 세척계란 10℃ 이하 유통, 연 2회 이상 안전성 검사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는 반면, 태국산 계란의 경우 우리나라와 계란 생산 및 유통 안전성 기준이 동일한 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국내산 계란에 대해서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요구하면서 수입 계란의 안전성 관리는 완화하는 이유를 정부에 묻고 싶다”며 “계란 수급 불균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정책이 계란 수입 지원이라면 적어도 국내산 계란과 동일한 안전성은 확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태국에서 계란을 선적해 우리나라에 도착하는 기간은 약 20일로, 계란 낱개마다 산란일자를 표기해 일 단위별로 신선도를 따지는 국내산 계란과 비교하면 품질 차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정부는 계란 수입에 대한 지원에서 벗어나 국내산 계란 생산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27일 AI가 국내에 재발한 이후 182개(3월 1일 기준) 산란계 농가에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떨어졌지만, 계란 생산을 위해 재입식에 들어간 농가는 아직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양계협회는 “정부는 살처분 보상금 기준을 시급하게 현실화해 농가에 지급해야 한다”며 “빠른 재입식을 통해 하루빨리 계란 산업을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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