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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까다롭고 보전금 낮아”···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 외면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의 신청 마감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까다로운 조건과 낮은 보전금 등의 이유로 농가들의 신청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말 신청마감 앞두고
농가 신청률 10% 밑돌아

유전능력 하위 30% 암소
되레 조건 맞추기 어렵고

보전금 마리당 15만원 불과
높은 한우가격도 걸림돌
향후 급락 우려까지 겹쳐
농가 사업 참여 주저


선제적 수급 조절과 암소 개량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이 농가들의 저조한 참여율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신청 마감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청률이 낮은 이유는 까다로운 참여 조건과 낮은 보전금, 그리고 높은 한우가격과 향후 한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농가들의 불안 심리 등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사업 현황=농림축산식품부가 한우자조금 사업을 통해 추진하는 ‘2020년도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해 오는 2월 말까지 농가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미경산우 중 저능력 개체를 조기 비육해 도축시켜 암소 개량을 촉진하고 적정두수 유지를 위한 선제적 수급 조절 대응, 신규 시장 개척 등이다. 사업 규모는 한우자조금을 통해 지원하는 개체 1만두와 농가들의 자율적인 참여 개체 1만두 등 총 2만두다.

하지만 사업 신청 종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농가들의 참여율은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본보 확인 결과, 광역지자체 A지역의 경우 신청률이 약 30%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신청률이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광역지자체 B지역은 약 4.6%에 그치고 있다. 기초지자체 C지역의 한우농가는 “다른 지역처럼 우리 지역의 신청률도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만두 목표에 1만1373두가 신청했던 2019년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 당시와 비교하면 저조한 신청률이다.

▲저조한 실적, 왜?=한우농가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우선 까다로운 참여 조건 때문이다. 사업 참여 대상농가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평균 미경산우 출하두수가 30두 이하인 농가다. 약정대상은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 사이에 출생한 개체다. 이와 관련 일괄사육농가인 D씨는 “지난 번 사업 때 몇 마리를 신청했지만 개량된 암소라며 반려돼 발육이 부진한 암소로 신청한 적이 있다”며 “해당 사업은 암소 중 한우 유전능력평가를 통해 하위 30% 이내를 대상 개체 1순위로 꼽고 있지만 번식농가들은 대부분 소규모라서 송아지 생산에 쓰일 암소가 아니면 대부분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사업 참여가 힘들다. 그리고 상당수의 일괄사육 농가들은 어느 정도 암소 개량이 이뤄졌다. 즉, 이 같은 조건을 맞출 소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한우 가격과 앞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 심리도 농가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 실제 올해 도매시장 평균경락가격(축산물품질평가원·1월 1일~2월 18일)은 2만397원, 설 이후 평균가격도 2만715원(2월 15~18일)으로 여전히 2만원 이상에서 형성되고 있다. 올해 암송아지 가격(6~7개월령)도 340만원대, 수송아지는 430만원 전후에서 형성되고 있다. 강원지역의 한우농가 E씨는 “소 값이 좋기 때문에 농가들은 미경산우를 당장 감축하려고 하지 않는다. 보상이라도 충분해야 하지만 15만원은 메리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우농가 D씨는 “사료가격이 10% 가까이 오른 상황이고 시중 송아지 가격도 감안하면 미경산우를 비육시키는 것 보다 송아지를 생산하게 하는 것이 농가 입장에선 더 이득”이라며 “농가들은 한우 가격이 언젠가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이 있는 상황에서 비육된 미경산우가 출하되는 2년 후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토막 난 농가 보전금도 도마에 올랐다. 이 사업은 자조금 지원대상 및 자율참여개체 1:1 매칭시 자조금 지원대상에 한해 농가 보전금 30만원을 지급한다. 농가가 자조금 지원대상 암소 한 마리와 자율적 참여 개체 한 마리를 각각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농가 보전금은 마리당 15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농가들이 사업 기준이 까다롭다며 참여하기를 꺼린다”며 “참여율을 높이려면 당근책이라도 필요한데 이번 농가 보전금은 1:1 매칭이라서 마리당 30만원이 아닌 15만원을 보전해주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정수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농가들이 보유한 소를 정부가 (미경산우 비육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가격이 좋지만 올해와 내년에 입식한 소가 출하되는 시기에 한우가격은 최저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는 농가들에게 이 같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드리고 있다”며 “가격이 1만8000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경산우와 미경산우를 비육하는 등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계획 번식과 출하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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