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최종헌 팜토피아 대표는 경기 안성에서 물고기 배설물을 활용한 환경친화적인 재배방법으로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농약·화학비료·항생제 없는
‘아쿠아포닉스’ 농장 운영

1200마리 메기 배설물이
양질의 친환경 액비로 변신
병해충 없고 경영비도 절감

고유의 향 진하고 부드러워
소비자 호응…매출 상승곡선

“물고기가 키운 상추인데요, 친환경 재배로 신선도와 식감이 좋아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습니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서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팜토피아 최종헌(60) 대표. 이 농장은 990㎡ 시설하우스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고기 배설물을 활용한 환경친화적 재배방법인 ‘아쿠아포닉스’로 채소를 재배해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연구 개발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는 물고기를 키우며 발생하는 배설물이 미생물을 통해 분해돼 채소의 영양분이 되고, 채소는 수질을 정화시켜 물고기 사육에 적합한 수질환경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다. 30여 년 동안 시설채소 농사를 지어온 최 대표는 지속가능한 친환경농법을 찾던 중 3년 전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아쿠아포닉스 시설을 처음 접한 뒤 관심을 갖게 됐다. 

아쿠아포닉스가 차세대 융·복합 친환경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최 대표는 수시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을 찾아가 재배 시스템과 기술을 습득, 지난해 5월 안성시 시범농가로 선정됐다. 이 농장에는 현재 상추류 6품종과, 미나리 등이 수경 재배되는 양액베드 시설과 메기가 사육되는 2개의 양어조를 비롯한 물 여과기, 육묘장 등이 설치돼 있다.

8톤의 물이 담겨져 있는 2개의 양어조에는 1200마리의 메기가 자라고 있으며, 메기 배설물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양질의 친환경 액비가 된다. 이 액비는 각 시설베드로 연결된 관로를 따라 작물에 공급되며, 채소에 양분을 제공한 물은 여과장치로 모아진 후 양어조로 다시 공급돼 메기가 잘 자랄 수 있는 적합한 수질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최 대표는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와 함께 해야 하는 특성상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토양이 아니다보니 병해충도 없고 인건비와 각종 자재비도 절감됐다. 한번 사용한 물은 자연정화를 통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재배 물 사용량에 비해 90% 절약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물고기 유기물이 비료 역할을 대신해 질소 함유량이 적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채소가 가진 고유의 향이 진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호응이 커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농장의 또다른 장점은 모종 후 35~40일(겨울) 동안 규격화 된 작물을 키워 수확 후 휴면기 없이 곧바로 또 재배할 수 있어 연중 대량의 작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 갖춰 놓은 육묘장의 어린모도 아쿠아포닉스로 재배하기 때문에 튼실하고 수시로 적기재배가 원활하다.

최 대표는 현재 주문택배와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 출하하고 있으며, 상추(6종 구성) 1kg을 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상추류 외에 새싹인삼과 두릅도 시범재배 중에 있다.  최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농업현장에서 같이할 수 있는 아쿠아포닉스 체험농장을 생각하고 있다”며 “메기뿐 아니라 관상어 등도 키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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