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마케팅 '활발'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가락시장 도매법인 서울청과
경매장 라이브 방송도 눈길
거래 뒤 오고가는 덕담 ‘훈훈’

구매자와 판매자가 나눈 문자 메세지.
구매자와 판매자가 나눈 문자 메세지.

“택배 받았어요. 친정엄마가 보내 주시는 것 같아서 가슴이 찡합니다. 전에는 저의 친정엄마가 해주셨는데 이제는 94세라 몸 가누기도 힘드십니다. 자제분들은 행복하시겠어요. 내년에 또 만나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부모님이 정성껏 재배하시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K씨가 온라인 직거래로 부모님이 재배한 서리태 등의 농산물을 판매한 뒤 소비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다. K씨는 지난해부터 부모님을 대신해 온라인 직거래에 뛰어들었다. 해마다 부모님의 고춧가루를 사 가던 사찰이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이곳이 비대면 접회로 전환돼 고춧가루를 구매하기 어려워졌고, 애태우는 부모님을 대신해 고춧가루 판매에 뛰어든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를 맞아 농산물 온라인 거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네이버,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농산물 마케팅이 등장하고,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일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활용한 소셜커머스를 넘어,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면서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진행된 전자랜드 인터넷쇼핑 방송.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3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라방’(라이브 방송의 줄임말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을 합쳐 놓은 형태)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서울청과가 전자랜드 인터넷쇼핑몰과 협업을 통해 경매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
  

쇼핑호스트가 경매장 하역장비에서 내리며 시작된 이 방송은 서울청과 경매사가 직접 사과와 배,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을 소개하며 판매를 진행했다. 

방송 진행에 함께 참여한 서울청과 경매사 고태호 차장은 “처음에는 전자랜드 각 매장에 고객 홍보용으로 우리 농산물을 제공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벤트를 진행했었는데, 최근 ‘라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경매장에서 방송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설 명절을 앞두고 두 차례 ‘라방’을 진행했는데 실시간 소비자 반응도 좋고, 앞서 구매한 소비자들의 평도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보다 과일을 잘 아는 경매사가 농산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니, 꼭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우리 농산물 홍보가 된다고 생각 한다”며 “도매시장 하면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이러한 시도가 있다는 부분에서는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PC·모바일 농축수산물 2020년 거래액 ‘6조563억’

전년대비 71.4% 큰 폭 증가
모바일 기반이 전체의 67.5%

농축수산물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PC와 모바일 상에서 거래된 농축수산물은 총 6조563억원어치로, 2019년 3조5342억원에 비해 71.4%, 2조5221억원이 늘어났다. 온라인쇼핑 상품군 중 음식서비스 다음으로 증가 폭이 크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추정치)은 161조1234억원으로 전년대비 19.1% 증가했으며, 이 중 모바일 기반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08조6883억원으로 전체의 67.5%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온라인쇼핑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늘었지만, 상품군 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음식서비스, 농축수산물, 음·식료품, 생활용품, 가전·전자 등은 전년보다 거래액이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및 교통서비스, 문화 및 레저서비스 등은 거래액이 감소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7조3828억원으로, 전년(2019년) 9조7328억원에 비해 78.6%(7조6500억원)가 늘어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농축수산물이 3조5342억원에서 6조563억원으로 71.4%(2조5221억원)가 증가했다. 농축수산물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1%(4조2430억원)로 나타났다.

음·식료품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9조9180억원으로, 2019년 13조4287억원 보다 48.3%(6조4893억원) 증가했다. 

상품군 별로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를 보면 음·식료품이 12.4%로 가장 컸고, 가전·전자 11.8%, 음식서비스 10.8%, 의복 9.5% 순이며, 농축수산물은 전체 거래액의 3.8%를 차지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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