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에 성공한 농촌교육농장 우수상/온새미로 농촌교육농장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다양한 약초가 들어있는 ‘약초키트’. 약초키트를 통해 약초도감에서 배운 약초를 실제 접하면서 나에게 맞는 약초를 고른다.

‘온새미로’만의 약초도감 제작
30여종 의인화, 알기 쉽게 접근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지만
나의 ‘몸과 마음 치유’에 주목

‘온새미로’. ‘자르거나 쪼개지 않고,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최대한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다짐, 이지영 대표가 농촌교육농장의 이름을 ‘온새미로’로 지은 이유다. “온새미로, 자연을 온전히 다음 세대에 이어주고 싶다는 제 마음과 같았다”는 ‘온새미로 농촌교육농장’(경남 의령군 부림면 한지28길 18-25)의 이지영 대표. ‘2020년 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 경진대회’ 우수상을 받은 이곳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의지가 담겨있다.

온새미로 교육수단은 ‘약초’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약초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 ‘자연 그대로’란 온새미로의 방향성과도 통한다. 이지영 대표는 “아이들에게 약이 되는 식물 약초를 알리고 싶어서 약초를 응용해 체험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는 농촌교육농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대표는 어떻게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이 대표는 “큰 딸이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천연제품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독학을 하다시피 하다가 약초를 알게 됐는데, 우연히 농업대학에서 약초 스승님을 만나게 되면서 약초에 매진하게 됐다”며 “약초농사를 짓고 하다보니 민간약초자격증도 계속 따면서 강사생활도 했다”고 언급했다. 약초전문가가 운영하는 농촌교육농장이란 부제도 이 때문. 이 대표는 “큰 딸의 아토피는 거의 완치상태”라고 덧붙였다.

온새미로의 대표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나에게 맞는 약초는 무엇일까?’다. 약초도감을 이용해 약초를 공부하고 나의 몸과 마음에 필요한 약초를 정한다. 약초도감은 약초를 설명해놓은 시중의 것과 달리 약초를 의인화한 ‘온새미로만의 약초도감’다. ‘박하사탕을 먹어본 적 있나요? 제가 바로 그 박하랍니다’나 ‘제 뿌리가 누에처럼 생겼다고 해서 저를 초석잠이라고 불러요’라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약초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약초도감은 박하, 초석잠, 도라지, 지황, 어성초 등 30여종으로 구성돼 있다. 약초도감의 약초들은 약초키트에 담겨있다.

오링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약초를 찾는데, 오링테스트는 오른손에 약초를 올려놓고 왼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붙여 힘의 세기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오링테스트에서 나에게 맞는 약초가 정해지면 나에게 편지를 쓰고 병에 편지와 약초를 함께 넣는다. 나를 위한 특별한 약, 힘이 들 때 편지를 읽고 약초도 들여다볼 수 있는 병편지다.

이지영 대표는 “나에게 맞는 약초는 무엇일까란 프로그램은 나에게 필요한 약초를 찾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약초의 효능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을 이해하고, 어른으로 성장해서도 농업·농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활동”이라고 언급했다.

약초는 평소 접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관심갖기도 어렵다. 그러나 약초가 자연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고, 농업·농촌을 더 오래 마음에 간직하도록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는 이지영 대표. 그래서 ‘아토피가 있는 언니를 위해서 어성초를 심고 싶다’, ‘작은 언니가 아토피가 있는데 탱자란 약초를 알아내 언니에게 가르쳐 줄 수 있어 뿌듯했다’, ‘할머니 치매가 걱정돼 초석잠을 구해드리고 싶다’ 등의 소감문을 볼 때면 교육생들이 미지의 세계였던 약초에 눈을 뜨고 있다는 데에서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한 보람을 느낀단다.

이지영 대표는 “올해는 비대면 교육을 위한 키트를 연구 중인데, 그 중 약초방향제를 키트로 제작해서 수업해보려고 한다”며 “‘나에게 맞는 약초’를 찾아서 약초화분을 키우는 수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2021년 계획을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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