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에 성공한 농촌교육농장 최우수상/미가원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볍씨 발아 후 이앙·도정까지
‘벼의 한 살이’에 집중
사계절 다양한 체험하며
우리나라 전통문화 배우기도

학생들이 논에서 모내기 체험을 하고 있다. ‘벼의 한살이’를 체험하는 중이다.

‘쌀을 재배하는 농부’. ‘2020년 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 경진대회’ 최우수상 ‘미가원’을 운영하는 원태자 대표의 자부심이다. 40여년간 쌀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이 쌀의 가치를 직접 알려주는 농촌교육농장이 ‘미가원’(충북 증평군 증평읍 삼성길 25-2)이다. 그래서 ‘바른 농산물이 바른 먹거리로 이어지는 소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소중한 볍씨 한 알에서 시작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우리 쌀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쌀 소비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농장이 되고자 한다’는 교육목표에도 신뢰가 간다.

원태자 대표는 “4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농부로서 우리나라 주식인 쌀이 왜 중요한지부터 농촌을 왜 지켜야하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가원의 ‘미’가 쌀미(米)라는 점에서 원 대표의 긍지가 새삼 엿보인다.

미가원은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 ‘벼의 한살이’에 집중한다. 이앙된 발아 볍씨가 출수기, 개화기, 수정기, 성숙기를 거치고, 탈곡과 건조, 도정을 마치면 쌀로 탄생한다. 이것이 벼의 한살이로,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벼농사를 통해 벼의 삶을 들여다보고, 추수한 쌀의 영양과 효능도 배우며, 쌀 요리로 쌀 활용도도 공부한다. 벼와 쌀을 이해하는 과정들이다.

봄에 모내기를 한 다음 화전을 부치고, 여름에는 텃밭에 난 채소를 가지고 쌈밥을 먹고, 가을에는 타작과 함께 떡메치기를 해서 떡가래를 뽑고, 추석과 설에는 송편과 떡국을 만들면서 볍씨가 쌀이 되는 시기 동안 쌀을 재료로 다양한 체험도 곁들인다. 벼와 쌀을 이해했다면, 이 때가 벼와 쌀을 직접 만나는 시간이다.

원태자 대표는 “벼의 한살이를 교육하면서 단순하게 벼만을 주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벼가 자라는 농촌의 옛문화, 예를 들면 4월 초파일에 느티떡을, 5월 단오에 수수떡을 먹는 것처럼 여러 세시풍속이나 제기차기와 같은 전통놀이를 체험하면서 우리나라 전통문화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원 대표는 “전통을 모르면 농촌도 잘 알지 못한다”고도 덧붙였다.

미가원은 농촌이 기후변화를 예방하는 일선이라는 생각도 ‘벼의 한살이’를 통해 전하고 있다. 원태자 대표는 “모내기를 한 다음 물을 논에 가둬놓고, 이것이 작은 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면서 “최근 곳곳의 농지를 갈아엎어서 콘크리트로 메우고 이 때문에 작은 댐이 사라지고 지하수가 땅에 스며들지 못하는 현실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기후변화에도 취약하게 된다는 점을 현장에서 깨우쳐주려 애쓰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원태자 대표는 미가원이 농촌에 희망이 깃들 수 있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도 더했다. 원 대표는 “학생들이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해서 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그리고 채울지는 많은 체험을 통해 결정된다”면서 “이 시기에 미가원이 학생들에게 농촌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농촌에 와서 농사를 짓거나 농업에 연관된 일을 하면서 농촌에 활기를 불러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농촌교육농장을 이끌어가려고 한다”고 미가원 미래의 모습도 내비쳤다.

원 대표의 남편과 아들은 증평의 특산물인 도토리묵과 돼지고기(홍삼포크)를 이용한 식당도 겸하고 있다. 자신은 쌀을 재배하면서 농촌교육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농촌에서 1차와 2차, 3차 산업을 한데 아울러 운영하고 있는 원 대표는 “공기 좋은 농촌에서 나의 꿈을 이뤄가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라면서 말을 맺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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