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성과확산팀장

[한국농어민신문]

자주 다니는 동네 가정의학과 원장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기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아마도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생활화한 결과인 것 같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동네 병원장의 말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감기나 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9년 같은 시기에 비해 51.9% 감소했다.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가 직접적인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책은 아니더라도 환자가 줄면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은 그만큼 줄었다고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를 보면 인플루엔자 감염에 따른 입원, 사망 등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2019년 기준 1조3500억원 정도인데 50% 이상 진료환자가 줄었다하니 그만큼 큰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미리 대비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어디 질병 예방뿐일까? 이는 기업 운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취업이 갈수록 어렵고, 취업을 하더라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서 청년들이나 이른 퇴직자들의 창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28.5%로 뒤집어보면 71.5%가 5년 내 실패한다고 볼 수 있다. 실패율이 높을수록 사회·경제적인 손실은 더 커진다.

그렇다면 창업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창업 준비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창업교육을 받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여러 공공기관 등에서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창업 기초이론부터 실무까지 창업과정의 각종 변수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익힐 수 있다. 또한 교육을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자신의 창업의지를 다질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의 창업 여건을 확인하는 것이다. 창업하려는 분야와 사업 아이템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부모나 친지의 사업을 승계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을 할 것인지, 혼자 할 것인지 아니면 공동으로 할 것인지, 사업계획은 적절한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가능하면 자신이 창업하려는 동일한 분야의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현황과 전망을 들어보거나 체험을 해보길 바란다.

창업 여건을 확인했다면 창업 기반을 다져보자. 창업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사업자금 부족’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업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부동산, 금융권이나 투자자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사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을 상세하게 기록해보라. 최우선, 우선, 차선의 자금 확보 방안이 없다면 사업자금 부족으로 창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잘 준비한다고 해서 모두가 창업에 성공할 수는 없다. 무슨 일이건 실패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패와 관련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생각하면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실패에 따른 손실은 실패한 개인이나 기업을 넘어 그와 관련한 개인, 기업, 공공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비무환은 ‘미리 준비함의 중요성’을 뜻하는 사자성어 중 하나로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러나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있을까? 제 때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면 인플루엔자 감염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예방하듯이 탄탄한 창업 준비가 실패를 예방하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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