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규성 한국막걸리협회장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지난해 막걸리업계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 한해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요식업 영업이 제한되면서 막걸리 소비도 덩달아 소비 침체를 겪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막걸리 선호도가 증가하는 분위기가 읽혔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20년 우리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대에서 막걸리 선호도 증가는 2017년 25.8%에서 2020년 45.6%로 뚜렷했다.

정규성(인천탁주 대표) 한국막걸리협회 회장도 최근 들어 막걸리업계 분위기가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래 막걸리 산업은 2017년 기준으로 사업체수 648개 업체 중에 609개 업체가 10인 이하 이고, 업체 대표 653명 중 609명이 50~60세 이상일 정도로 소규모·고령화된 사업군입니다. 그래서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을 따라가는데 매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세대들이 막걸리 양조 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며 소규모 양조장 창업에도 뛰어들고 있어 새롭고 다양한 막걸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20대 막걸리 선호도 급증에 젊은 세대 양조장 창업도 활발
코로나19 탓 크게 위축된 소비, 혼술·홈술 유행 등 점차 개선
가공용 쌀 안정공급 하고 ‘전통주 자조금’ 구축 등 힘 쓸 것



정 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막걸리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팔리지 않은 막걸리가 재고로 쌓이면서 지역 양조장과 유통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었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부터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분위기를 타고 막걸리 소비 감소 추세가 조금씩 개선됐고, 또 온라인 유통이 가능한 전통주 면허를 가진 막걸리 양조장도 매출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막걸리가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건강한 음주 문화 분위기에 막걸리가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또 이를 유통·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구축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사회, 경제, 문화에 발맞춰 온라인 판매와 홍보도 중요해졌고요.”

막걸리(탁주)의 주세가 기존에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던 종가세에서 수량에 따라 정하는 종량세로 전환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는 관련법들이 후속으로 개정되면서 실질적으로 올해부터 종량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정 회장은 설명했다.
“막걸리 주세 체계가 종량세로 바뀌면서 막걸리 양조장의 주세 부담이 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가격 신고제도 폐지돼 양조장 운영 측면에서 한결 더 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협회가 이룬 성과도 있었는데, ‘폐기물 관리법’과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산업 폐기물에 속했던 막걸리 부산물인 술지게미를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죠. 협회에서는 술지게미로 ‘펫푸드’ 등 반려동물 간식 시제품을 만들기도 했어요. 연관 산업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올해에는 막걸리업계의 숙원 사업인 ‘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등재와 ‘전통주 자조금’ 구축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막걸리 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 목록에 올랐고, 현재 관련 심의가 진행 중으로 올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막걸리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 막걸리 빚기에 동참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또 전통주 자조금은 현재 단체 구성을 위해 자조금 관리위원회 구성과 사업 계획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향후 전통주 자조금 사업을 통해 막걸리 산업과 문화 발전을 위한 사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올해 초 정부양곡 가공용 쌀 공급 물량 중 국내산 쌀 비중이 줄어 막걸리업계는 국산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양곡 부족으로 막걸리 양조장이 국산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양조장 운영이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가공용 쌀 재배와 계약재배로 가공용 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정부 건의 등 다각도로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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