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에 성공한 농촌교육농장 <1> 대상-발효체험학교 띄움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발효체험학교 띄움’의 교육 주제는 ‘발효’. 학생들이 직접 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사)한국농촌교육농장협회는 ‘2020년 농촌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 경진대회’를 완료했다. 농촌교육농장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자는 목적에서 2018년부터 3회째 진행해오고 있다. 더욱이 농촌교육농장은 농업·농촌의 교육적 가치를 전하는 장소로 미래세대는 물론, 최근 코로바이러스감염증19에 따른 ‘코로나 우울’을 해소하는 공간으로서 도시민들도 관심도 높다. 그만큼 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을 발굴·확산하는 경진대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앞으로 3회에 걸쳐 ‘차별화에 성공한 농촌교육농장’이란 주제로, 지난해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농촌교육농장을 살펴본다.

영주 쌀 등 지역 농산물 원료
‘만수주조’ 양조장 기반으로
발효 관련 교육프로그램 구성


‘만수주조 양조장을 기반으로 쌀과 누룩을 활용한 발효체험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공간’. ‘2020년 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한 ‘발효체험학교 띄움’(경북 영주시 안정면 용주로 1364번길 12)의 소개글이다. 농업이란 바탕에, 발효산업을 더해 창의적 탐구활동을 유도함으로써 발효를 교육생들 꿈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띄움이 밝힌 교육목표. 띄움의 이보영 대표는 “발효는 다양한 산업과 유기적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충분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효가 꿈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띄움의 교육 주제는 ‘발효’다. 이보영 대표가 농촌교육농장에 발효를 접목할 수 있었던 출발점은 양조장 ‘만수주조’다. 만수주조는 영주 쌀 등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이보영 대표가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아 2010년부터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통술인 막걸리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고, 우리 술을 제대로 알려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교육사업을 시작했다”며 “체험교육사업이 농촌교육농장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보고 농촌교육농장을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막걸리를 만들어온 경험에서 쌀을 기반으로 한 발효를 착안했고, 이 발효를 핵심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는 것이 이 대표의 얘기다. 더욱이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대학원에서 식품생명공학을 각각 전공하고, 7년간 영양사를 했던 경력은 교육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2014년 문을 연 띄움은 2017년 농촌교육농장에 선정됐고, 이듬해 농촌진흥청에서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을 획득, 공식 인정받은 농촌교육농장으로서 발걸음을 넓혀갔다. 그간 이보영 대표는 농촌진흥청 전통주 과정, 발효아카데미 누룩전문가 과정, 한국양조연구소 증류주 산업화 과정과 양조미생물 과정 등을 수료하며 자신의 역량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전통주 만들기 체험을 비롯
초산균 먹인 알코올 식초 제조
식초 피클·누룩 베이킹 등 다양


띄움은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쌀을 주재료로 한국 전통발효제인 누룩과 함께 발효시켜 전통주를 만드는 수업’, ‘초산균을 먹인 알코올로 식초를 만드는 수업’, ‘식초를 이용한 식품의 저장법을 알아보는 피클 수업’, ‘과거 위장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였던 누룩을 활용한 베이킹 수업’, ‘식물재료의 증류를 이용한 발효화장품 수업’ 등으로 이뤄진다. 대표 프로그램은 ‘쌀의 변신은 무죄’. 발효미생물을 이용한 쌀 발효과정을 알아보는 시간이며, 이외에 ‘건강한 막걸리’, ‘발효로 가꾸는 나’, ‘발효식초와 비누’, ‘증류를 이용한 화장품’ 등도 있다.

‘수제막걸리 만들기’ 온라인 키트.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이보영 대표는 “물론 한 과정씩 따로따로 수업도 가능하지만 다회차 수업을 했을 때 발효에 대한 이해도를 훨씬 높여줄 수 있다”면서 “발효에 연관된 다양한 미생물과 발효의 원리,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 그것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나아가 다른 산업과의 융합까지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교육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맞춤형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대 맞춤 ‘온라인 키트’
화상강의 프로그램도 마련


이보영 대표는 “코로나19가 참 많은 것들을 바꿔놨다”고 언급했다. 그 변화의 일환이 바로 ‘온라인 키트’다. ‘쌀의 변신은 무죄’를 예로 들면, 쌀과 누룩, 효모, 레시피, 발효통 등을 키트로 제공하고, 학교에서 ZOOM(줌)을 이용한 화상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하는 방식이다. 또다른 프로그램 ‘증류를 이용한 발효화장품’을 위한 키트는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각각의 재료를 소분해서 구성한다.

이 대표는 “모둠 수업으로 진행되던 기존 방식에서 철저히 개인체험으로 바뀌면서 아이들 한명이 각자 체험이 가능한, 학교에 나오지 않을 때 손쉽게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1인 키트가 필요하게 된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에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학교마다 키트 주문이 많았고, 현재 이런 체험용 키트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도 고무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발효라는 비인기 산업에서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성과”라는 이보영 대표. 그는 “당분간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며, 올해 비대면 체험교육에 더 역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장에 오지 않아도 최대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ZOOM수업을 할 때 사용할 영상자료를 많이 만들고 키트도 더욱 내실화하려고 한다”며 “발효체험학교 띄움은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발맞춰가는 것이 장점인 만큼 앞으로 어떤 변화에도 흔들림없이 농촌교육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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