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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계 ‘도축세 반대’ 가닥···“지자체 방역 부담 줄여야” 의견도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구제역·AI 방역 등 부담 늘어
충북도, 도축세 부활 추진
기존 소·돼지서 닭·오리 추가 
4개 축종까지 확대 법안 준비

“각종 규제로 농가부담 큰 데
도축세 부활 언급 자체가 문제” 
축산단체 반대 입장 표명 속
 “비용 문제 함께 고민을” 주장도


방역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충북도가 지난 2011년 폐지한 도축세 부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를 두고 축산업계에선 ‘반대’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는 일방적인 반대보다는 지방자치단체 방역비용 부담 완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도축세 부활 논의 배경은=도축세는 지자체가 관내 도축장을 대상으로 소·돼지 도축 시 받았던 세금의 일종으로, 2011년 한·미 FTA 시행을 앞두고 국내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폐지했다. 폐지 10년 만에 충북도가 도축세를 부활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충북도가 도축세 부활에 나선 이유는 가축질병 예방과 질병 발생 시 뒤따르는 가축 매몰, 농가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 지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충북도에서만 가축 질병 대응에 국비·지방비 포함, 2760억원이 투입됐고, 전국적으로는 4조4028억원이 사용됐다.

일각에선 서울 가락동에서 충북 음성군으로 이전한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과도 관련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축산물공판장을 음성군이 유치할 당시만 해도 도축세로 적지 않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음성축산물공판장이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곧바로 도축세가 폐지돼 세수 확보에 도움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도축세 부활을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 고병원성 AI 등 가축 질병에 대한 방역과 축산 환경 개선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충북도의 판단이다.

▲주요 내용=2011년 폐지한 도축세는 소·돼지 2개 축종이 대상으로, 소·돼지 가격의 1%를 시군 지자체가 시군세, 보통세 명목으로 부과했다. 도축세가 존재한 마지막 해였던 2010년을 기준으로 한우는 마리당 약 3~5만원, 돼지는 2500원 정도가 세금으로 부과한 금액이다. 이를 통해 연간 500억원 수준의 세수를 확보했다.

충북도는 지역 국회의원과 협의해 이 같은 도축세를 보완한 가칭 ‘도축시설 지역자원시설세’ 신설을 위해 법안 발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도축세 부과 대상을 과거 소·돼지 2개 축종에서 닭·오리까지 4개 축종으로 확대하고, 이 세금을 가축 방역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세·목적세로 부과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구체적인 세금 부과 수준은 아직 설정하지 않았지만 도축세가 부활하면 전국적으로 1130억원 수준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산단체는 ‘반대’ 입장=충북도의 도축세 부활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축산단체에서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각종 시장개방과 코로나19 확산, 가축 질병 발생으로 축산 농가들이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도축세를 다시 부과하는 것은 농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축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축산단체 관계자는 “농가 부담 완화와 축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폐지한 도축세를 방역 비용에 사용하기 위해 모든 축종에 부과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도축세 부활 추진을 결정하기 이전에 축산 농가 및 단체와 먼저 충분한 협의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축산단체 관계자는 “여러 규제로 농가 부담이 갈수록 늘어가는 상황에서 도축세 부활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다시는 도축세가 언급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무조건 반대만 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축세 도입에는 기본적으로 반대를 하되, 도축세 부활 움직임이 지자체의 가중되는 방역비용 부담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축산업계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축산단체장은 “과거 전액 국가 재정으로 지급하던 살처분 보상금 등을 지자체가 20% 부담하도록 하면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지자체 입장에선 냄새 문제에 악성 질병까지 발생하는 축산업에 거리를 두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곳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축 질병 발생은 지자체가 컨트롤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방역 비용을 다시 전액 국가재정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지자체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축산단체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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