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열매가지의 눈을 절단했을 때 꽃눈(좌)과 잎눈(우).

평균 홍로 67%·후지 54% 수준
60% 이하 땐 가지 많이 남겨야

2020년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올해 사과주산지의 꽃눈분화율이 평년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꽃눈이 분화되지 않으면 과실이 달리지 않는 만큼 분화율이 60% 이하일 경우 열매가지를 많이 남겨야 한다는 주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4일, 사과주산지의 꽃눈분화율을 조사한 결과, 평년보다 낮다고 밝혔다. 1월 2일부터 8일까지 경북, 경남, 전북, 충북의 사과주산지 관측농가 9곳을 대상으로 꽃눈분화율을 조사한 결과, 홍로 품종은 평균 67%, 후지 품종은 평균 54%였다. 이는 평년(2013~2019년 평균)과 비교해 홍로는 98%, 후지는 87.4% 수준이다. 지난해 여름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햇볕이 부족했고, 병해충 발생이 증가해 꽃눈분화에 필요한 저장양분의 양이 줄었기 때문이다.

꽃눈분화율은 사과나무의 꽃눈이 형성되는 비율로 사과나무의 가지치기 정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꽃눈분화율이 낮은 상황에서 가지치기를 많이 하면 열매 맺는 과일 수가 줄어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꽃눈분화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가지치기를 적게하면 열매를 솎는데 많은 노동력이 든다. 따라서 농가의 경우 꽃눈분화율을 조사한 뒤 가지치기 정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조사방법은 자람새가 중간정도인 나무를 선택해 동서남북 방향에서 성인 눈높이에 달린 열매가지의 눈을 50~100개 채취한 후 세로로 이등분하고, 확대경으로 꽃눈인지 잎눈인지 확인하면 된다. 채취한 눈 가운데 꽃눈 비율이 60% 이하인 경우 열매가지를 많이 남기고 60~65% 정도면 평년처럼 가지치기를 한다. 65% 이상이면 평년보다 가지치기를 많이 한다.

이동혁 농진청 사과연구소장은 “사과 과수원 관리의 시작인 가지치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반드시 과수원별 꽃눈분화율을 확인한 뒤 가지치기를 할 것을 주문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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