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지침서 만들어 배부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농진청이 멜론 수경재배기술을 본격 보급한다.

양분·수분 정밀관리 당도 높고
수출규격 맞춰 무게 조절 가능
친환경 코이어 배지 사용도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

멜론 상품성을 높이고, 수출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경재배기술이 본격 보급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9일, 멜론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한 수경재배기술을 현장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2018~2020년까지 3년간 연구개발한 멜론 수경재배기술을 지침서로 만들어 주요 생산지에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경재배면적은 2019년 기준 3785ha인데, 멜론이 차지하는 면적은 13.1ha로 0.3%에 머물러 있고, 국내 생산량의 3~4%가 수출이 된다. 2019년 기준 1555톤의 멜론이 홍콩,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됐으며 수출액은 465만 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농진청은 멜론 수경재배기술의 보급이 확산되면 수출에 적합한 품질의 멜론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보급되는 멜론 수경재배기술은 코코넛 열매껍질을 가공한 친환경 코이어 배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코이어 배지는 20ℓ 용량에 100㎝ 규격(길이 100㎝×폭 20㎝×두께 10㎝)인데, 이 배지 위에 배지당 모종을 33.3㎝ 간격으로 3포기를 심거나 25㎝ 간격으로 4포기를 심는다. 또, 모종을 아주심기할 때는 흙을 파지 않고, 배지 위에 모종을 가볍게 얹은 뒤 관수용 점적핀을 꽂아 고정한다. 배지당 3포기를 심는 방식으로 양분과 수분을 정밀하게 관리해 멜론을 재배한 결과, ‘히어로’, ‘달고나’ 등 6개 품종의 당도가 12브릭스 이상으로 높았다. 또한 무게도 수출규격인 1.5~2㎏으로 조절이 가능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멜론 수경재배는 품질을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토경재배와 비교해 병해충 걱정을 덜고,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등 유리한 점이 많다. 우선은 토양재배는 토양관리를 비롯해 물주기, 거름주기, 김매기 등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간다. 특히, 아주심기를 할 때 토경재배는 구덩이를 파 모종을 심은 뒤 흙을 덮어줘야 하고, 멜론을 수확할 때도 작업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야 하므로 수확작업이 힘들다. 반면 수경재배는 아주심기 시 배지 위에 모종을 가볍게 얹어주기만 하면 되고, 수직으로 줄기가 자라게 유인재배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쉽게 작업할 수 있다. 토경재배 시 골칫거리인 이어짓기에 따른 토양 전염성 병해충 발생도 거의 없고, 병해충 발생 시 해당 배지만 교체하면 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수경재배는 토양재배에 비해 재배환경을 관리하기가 쉽고, 양분과 수분을 정밀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잎의 수명이 길고, 흰가루병이나 덩굴마름병 등 잎에서 자주 나타나는 병도 적다는 설명이다.

반면, 수경재배는 초기 기반시설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10년 사용을 기준으로 경제성을 분석하면 토경재배에 비해 1ha당 연간 175만원의 이익이 발생해 경제성도 갖췄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충근 농진청 시설원예연구소장은 “수경재배를 하면 물로 키워 싱겁다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정밀한 양분과 수분의 관리로 고품질 멜론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멜론 수경재배기술 보급을 통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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