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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겨울작목 긴급 점검] “한파·폭설, 수급 영향 제한적···정부 비축량 방출 말할 때 아냐”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주요 겨울작목 산지도 한파와 폭설을 피해갈 수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예상보다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수급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 성산지역 월동 무 생육 상황을 월동 무 산업 관계자들이 점검하고 있는 모습으로 이 밭은 한파 이후에도 대체로 무 품위가 양호했다.

성산지역 월동 무 재배 단지
작년 말 가뭄에 수확 뒤로 밀려
초반 물량 줄었지만 시세 약세
시즌 후반 되레 ‘홍수 출하’ 걱정

만감류, 수확 마친 농가 많고
설도 늦어 수급 문제 없을 듯
“충분한 숙기 거쳐 출하를” 강조


연초부터 강력 한파와 폭설이 주요 겨울작목 산지를 엄습했다. 설 대목장을 앞둔 민감한 시점이라 겨울작목 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유독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산지에선 이번 한파와 폭설로 일부 피해를 보았지만 수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며, 현시점에 수급과 시세에 대한 문제까지 짚는 건 설 대목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지난 12~13일 국내 최대 겨울작목 산지인 제주와 도매시장을 찾아 주요 작목 상황을 살펴봤다. 


“칼바람보다 더한 가뭄·소비 침체 허덕”

#제주 산지 둘러보니
‘월동 무=제주산’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겨울철 국내 무 공급의 절대 지분을 지닌 제주산 월동 무. 제주에서도 무 주산지인 성산에서 만난 월동 무 관계자들은 그동안 폭설·한파보다 더한 가뭄과 소비 침체에 허덕이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제주 성산지역에서 5만9400여㎡(1만8000여 평)의 월동무를 재배하고 있는 김봉완(63) 씨는 “제주 월동 무 산지에선 10월에서 12월까지 3개월간 계속된 가뭄으로 어려움이 상당했다. 이에 생산비를 많이 투입했음에도 무가 잘 크지 않고 수확도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물량이 없었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경기 침체 등 소비가 받쳐주지 않아 시세 역시 지난해보다 한참 못 미쳤다”고 그동안의 상황을 전했다. 

사실 제주 월동 무 산지에선 가뭄으로 생육이 뒤로 밀리면서 홍수 출하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시즌 초반엔 물량이 안 나왔음에도 시세가 좋지 못했기에, 초반에 안 나올 물량이 후반에 몰리면 시세가 폭락할 수도 있었기 때문. 

강금란 성산일출봉농협 유통사업소장은 “월동 무가 12월부터 수확돼야 하는데 가뭄 때문에 크지를 않아서 걱정이 컸다”며 “이는 시즌 초반 물량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자칫 2월 들어 물량이 급증해 과잉 생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파와 폭설이 산지 농가에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월동 무 수급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속엔 정부의 비축 물량에 대한 신중론도 포함돼 있다. 

강금란 소장은 “정확하게 피해 규모를 알려면 눈이 녹은 뒤인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야겠지만 대체로 고지에 따라 피해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비중이 20~30%가량인 100(m) 고지 이상에선 피해가 있을 것으로 파악되는 반면 그 이하는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비축 물량과 관련해 강 소장은 “정부가 시세가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당연히 풀지 않겠지만, 현 수준에선 비축 물량 방출을 이야기할 정도가 아니다”며 “날씨에 큰 변화만 없다면 갈수록 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무 가격은 한파 이후 오히려 약세 흐름을 보인다. 1월 초 서울 가락시장에서 1만원 중후반대(20kg 상품)였던 무 경락가는 한파가 물러난 직후인 13일 1만4923원, 14일 1만4337원 등 하락세다. 물량이 없지만 코로나19와 한파에 따른 소비침체까지 더해져 지난해보다는 5000원가량 낮고, 평년과는 비슷한 시세 흐름이 나오고 있다. 

제주 산지를 둘러본 최경태 가락시장 대아청과 경매차장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산지를 둘러보니 예상보다 피해가 덜한 것 같다. 가뭄으로 나오지 못했던 물량까지 나와 오히려 시세 하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특히 평년 수준의 날씨를 보인다면 설 대목 전후 2월 시세가 우려스럽다. 저품위 물량이 시장 매기를 흐리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겨울과일이자 제주 특산물인 감귤류도 한파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생 감귤의 경우, 특히 농가들 물량은 이미 수확을 마친 곳이 많기 때문. 또한 시설이 주인 한라봉·천혜향·레드향 등의 만감류는 늦은 설로 인해 물량이 많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원용 신풍언덕농장 대표는 “조생노지 3000평, 천혜향 1500평, 한라봉 1500평을 재배하고 있다. 만감류는 한파와 폭설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조생노지 감귤 역시 한참 재배기거나 수확기면 문제가 컸겠지만 이미 수확을 다 마친 농가가 많기에 수급에 문제 줄 정도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감류의 경우 한파 피해도 거의 없었고 설도 늦어 충분한 물량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고종욱 성산일출봉농협 산지유통센터 과장도 “조생 감귤의 경우 농가들은 80% 이상 수확해 저장해 놓은 상황이라 한파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 같다. 다만 포전매매 상인들은 아직 안 딴 물량이 있어 그 물량 중심으로 일부 피해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출하 초기인 만감류와 관련 충분한 숙기를 거쳐 나와야 한다는 점을 당부한다. 

고길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사는 “현재 만감류는 출하 초기로 지금 시점이 상당히 중요한데 일부 빨리 따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충분한 숙기를 거쳐 출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이사는 “조생 감귤도 대부분 수확을 마쳤지만 일부 수확 안 한 물량을 중심으로 한파와 폭설로 저품위 물량이 나오는데, 이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경연 관측 속보 “한파 피해 크지 않아”

#엽근채소 수급 동향·전망
무와 배추, 양배추 등 주요 겨울 채소류의 한파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13일 ‘한파 관련 엽근채소 수급 동향 및 전망’ 관측 속보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한파로 엽근채소류의 생육 지연과 중량 감소가 전망되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무의 경우 제주 고지대에선 언 피해가 크게 발생한 반면, 중산간·저지대는 눈이 덮여 있어 고지대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고, 향후 기상 여건에 따라 생육 회복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추는 언 피해 발생으로 생육이 늦춰지고, 중량도 한파 이전 예측보다 줄어들 전망이나, 향후 기상 상황에 따라 생육 회복이 가능한 수준이다. 

당근은 생육 지연과 일부 저품위 물량이 나오고 있으나 피해는 크지 않았고, 양배추 역시 결구 지연, 언 피해가 일부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농경연은 전했다.

농경연 관측본부 관계자는 “겨울 작형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많고, 최근 한파로 인한 피해 상황이 크지 않아 향후 기상 여건이 좋을 경우, 점차 출하량이 확대돼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제주=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수확 끝난 사과·배·마늘…‘한파로 가격 폭등’ 몰이 황당

일부 언론 ‘농작물 냉해’ 전하며
저장 물량 가격 오름세 지목
설 대목장 소비 찬물 우려 커


최근 닥친 한파와 폭설로 ‘사과·배, 마늘·양파 가격이 뛰었다’는 황당한 여론몰이가 나오고 있다. 이들 품목의 경우 이미 지난해 수확해 저장한 물량으로 이번 한파와 폭설과는 관계가 없는 것. 자칫 설 대목장만 가라앉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19·한파·AI 악재에 손 떨리는 밥상 물가’라는 지난 12일자 한 뉴스전문채널 기사를 보면 ‘최근 한파로 농작물 냉해가 발생해 과일·채소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고 전한 뒤 그 대상 품목으로 양파, 마늘, 사과, 배, 쌀 등을 지목했다. 

이 보도 이외에도 한파·폭설 이후 다수 언론이 한파로 인한 농산물 가격과 설 대목장 전망을 전하며 사과·배와 마늘·양파 등의 품목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 품목은 이번 한파·폭설과 연관성이 없는 품목이다. 마늘과 양파는 지난해 봄·여름, 사과·배·쌀은 지난해 가을철 수확을 마친 품목이기 때문. 지난해 봄철 냉해, 여름철 긴 장마와 태풍 등 이상기후로 당시 수확량이 감소했던 품목을 이번 한파·폭설과 빗대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들 품목 대부분이 그 전해엔 가격이 폭락해 1년 전·후 가격을 비교해선 안 된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최근 무·배추·당근을 비롯해 시설작목 중 피해가 컸던 감자 등의 품목도 지난해와 평년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풋·붉은 고추, 당근, 겨울수박 등도 코로나19에 따른 외식경기 침체와 맞물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칫 일부 품목, 더욱이 이번 한파·폭설과 연관도 없는 품목으로 이제 시작되고 있는 농산물 대목장을 죽일 필요가 없다고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백철기 농협가락공판장 부장장은 “현재 약세를 형성하고 있는 품목이 많다. 코로나19로 소비까지 침체돼 설 대목장이 걱정”이라며 “일부 물량이 너무 없어 시세가 오른 품목도 있지만 대체로 농산물 수급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설 대목장 포함에도…1분기 유통전망 ‘우울’

‘RBSI’ 지난 분기보다 낮은 84
100 미만 시 ‘경기 악화’ 의미 


설을 중심으로 한 1분기 유통업계 체감 경기도 상당히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농산물 소비 주요 축인 대형마트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3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결과 8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가 기준치 100 초과시 경기 호전 전망, 미달 시 경기 악화 전망을 나타낸다. 특히 대형마트는 역대 최저 전망치인 43을 기록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 분기보다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외 슈퍼마켓(65), 백화점(98), 편의점(61) 등 다수 유통업체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과 각종 유통업계 규제 등이 유통업계의 체감지수를 낮춰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온라인·홈쇼핑(114)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유통 활성화 등으로 유일하게 업황 호전이 전망됐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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