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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사서 “CPTPP 가입 검토”···농업계 거센 반발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대외경제장관회의서도
메가FTA 추진 방향 논의
‘개방 확대’ 기조에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메가FTA에 초점을 맞춘 대외경제정책에 대해 농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라며 올해 정부의 통상정책을 밝혔다. CPTPP는 일본 주도로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참여해 지난 2018년 12월 30일 발효된 메가FTA이다.

같은 날 정부는 홍남기부총리 주재로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CPTPP, RCEP 등 메가FTA 추진 방향을 다뤘다. 또한 ‘CPTPP 등 메가FTA 적극 검토, 4대 분야(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통상, 국영기업) 국내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첫 번째 순위로 올린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 10대 목표도 확정했다.

CPTPP에 참여하면 쌀 등 민감품목도 일정 수준을 내놔야 하는 등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CPTPP 회원국들의 농식품 분야 평균 자율화율이 96.3%에 달하는데다,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해 양허제외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일정 물량의 무관세 쿼터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CPTPP 후발국이기 때문에 기존 회원국들과 협상에서 이끌려갈 가능성이 높아 시장을 방어하기보다는 개방 확대로 흘러간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WTO 정상화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정부가 CPTPP 등 메가FTA를 더욱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CPTPP도 같은 맥락인데 문제는 일반적인 FTA와 달리 자유화 수준이 매우 높고, 기존 회원국들의 개방 요구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위생검역제도인 SPS 지역화와 구획화, 국영기업, 농수산업 보조금 등에 대한 조항이 까다로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정부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지만 올해 사전 대응이 이뤄질지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 반응
이처럼 기존 FTA보다 농업분야의 파괴력이 높은 CPTPP 가입이 추진되자 농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는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CPTPP 가입 논의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한농연은 “우리나라는 기존 참여국과 대부분 FTA를 체결한 데다 후발주자인 만큼 가입 시 농산물 추가 개방 등 높은 수준의 가입비를 지불할 가능성 크다”며 “한농연은 그 어떤 통상협정보다 농업분야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 가입을 반대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WTO 농업 개도국 지위 포기, 2020년 RCEP 서명에 이어 새해에는 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어 농산물 시장 개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RCEP 서명 이후 영향평가와 국내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농연은 농업 분야의 희생을 전제로 한 문재인 정부의 대외경제정책 방향에 다시 한 번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또한 성명서에서 “우리나라가 CPTPP에 참여하려면 기존 회원국들과 개별적인 사전 협의를 거쳐 승인 받아야 하는데, 쌀을 비롯한 민감품목에 대한 상대국의 거센 시장개방 요구를 어떻게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완전한 농산물 시장개방을 의미하는 CPTPP 가입은 현재 우리나라 농업 수준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업계와 협의는 전혀 없이 일방적인 통상정책만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업인단체연합도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됨에도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일체의 배려 없이 CPTPP 가입 검토 의사를 밝힌 정부의 통상정책을 강력히 비판한다”며 “250만 농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CPTPP 회원국 중 상당수가 축산물 주요 수출국일 뿐만 아니라 CPTPP의 SPS 규범은 동식물 질병범위를 국가, 지역단위보다 축소해 농장단위로 구획하고, 분쟁 시 180일내 처리해야 하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며 “즉각 가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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