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농업마당
깊어가는 겨울 밤, 새해 농사를 위해 해야 할 일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김경미

[한국농어민신문]

겨울나기 잘 해야 풍성한 수확 기대
가족끼리 농업 얘기 쉽지 않지만
경영목표·세부 실행계획 수립해 볼만

코로나로 인해 유난히 힘든 이번 겨울, 대부분의 사람은 농사가 멈춘다고 생각하는 이때, 그래서 농한기로 불리는 이 때에 농업인은 쉴 수 없다. 늦은 봄부터 초여름까지 한창이던 딸기가 이제는 12월~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로 인식될 만큼 기술의 힘은 놀라워서 농업은 이제 농한기 없이 연중 돌아가는 공장과도 같다. 어느새 농업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와 있지만, 일반적으로 농가는 가족관계 속에서 익숙해진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은 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딸기를 생산하는 한 농가를 보자. 아들은 딸기 농사를, 딸은 꽃집을 운영해 체험과 연계할 계획인데, 부모와 자녀의 일하는 방식이나 생각의 차이가 일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아들이나 딸이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 하면서 농사정보도 알아오는 것은 알지만, 일을 좀 더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찾는 것도 농업경영의 중요한 활동이지만 부모와 자녀의 일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 중요도의 차이에 대해 서로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생각보다 가족끼리 농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며, 모처럼 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가족’이라는 관계가 오히려 객관적으로 회사처럼 이야기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 모든 회사와 기관, 단체는 연말연시가 되면 한 해를 평가하고 새로운 해에 대한 업무계획을 세운다. 농업 역시 겨울나기를 잘해야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농한기였던 겨울, 이제는 작물 수확을 마치고 다시 다음 작물 심기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농가가 겨울에 상대적으로 새 농사를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 겨울은 2020년의 농사에 대해 평가하고, 2021년 농사를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렇지만 막상 가족끼리 농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어떤 내용을 언제 어떻게 꺼내야 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 마음 상하지는 않을지? 두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항목을 검토해보자. 우리 집 농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족끼리 함께 생각해볼 내용 12가지이다. 필요하다면 부부 또는 농업에 참여하는 가족 모두가 각 항목에 대하여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거나 아니면 ‘아주 잘하고 있다 5점~전혀 못하고 있다 1점(5점 만점)’까지 구분해서 점수를 주고 비교해볼 수도 있다.

어렵겠지만 대화를 통해서, 가족 모두가 협력해서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고, 가족의 중장기 경영목표와 세부 실행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으로 이 겨울 시간을 활용하자. 그래서 다가오는 2021년에는 함께 일하는 배우자나 자녀가 더 즐겁게 일하면서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농업에 참여하는 가족끼리 함께 나누면 좋을 이야기 12가지>

① 우리집은 가족 모두가 알고 있는 5년 후, 10년 후 경영목표가 있다.
② 매년(2020년) 농업경영 성과를 숫자로 분석한다.(예, 수입, 비용, 생산량, 판매량, 판매가격 등)
③ 새해(2021년) 농업경영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운다(예, 목표 생산량, 목표가격, 목표수익 등)
④ 나는 평소에 농업에 참여하는 가족 각자가 우리집 농업경영의 중요한 주체라고 느낀다.
⑤ 우리집은 농업경영 방침이나 목표를 가족 모두가 차분하게 대화해서 결정한다.
⑥ 우리집은 농업경영의 수입과 지출(收支), 자산(또는 부채, 보조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한다.
⑦ 우리집은 농업회계(농업 수입과 지출)를 가족들이 쓰는 가계비와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⑧ 우리집은 농업경영 분야별로 나누어 각자가 책임을 지고 일한다.(예, 벼는 남편, 고추는 아내, 회계는 딸, 유통은 아들과 같이 작목별 또는 업무유형별 역할 분담)
⑨ 우리집은 각 자가 농업으로 얻은 수입의 일정 부분(報酬)을 자기 몫으로 받고 있다.
⑩ 우리 가족은 서로가 농업경영 의욕을 북돋아 주거나 상대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행동한다.
⑪ 농업경영 관련 각종 교육이나 워크숍 등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서로가 배려한다.
⑫ 장래에 농업경영에서 은퇴할 때를 대비해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농어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