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해양수산부가 초고속해상디지털통신망(LTE-M)을 구축하고 2021년부터 본격적인 이-내비게이션(e-Nav) 서비스에 돌입한다. 왼쪽은 ‘e-Nav’ 안테나를 설치하는 장면. 오른쪽은 ‘e-Nav’단말기가 설치된 선실 내부 장면.


① e-Nav와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
② 청년·귀어인 대상 어선임대사업
③ 수산도 시작! 수산공익직불제


감액 논란이 일었던 ‘이-내비게이션(e-Nav) 단말기 보급사업’이 해양수산부가 요청한 규모대로 2021년도 예산에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다. 초고속해상디지털통신망(LTE-M)을 기반으로 서비스 되는 ‘e-Nav’시스템은 다양한 운항 관련 정보 전달이 가능해 해상 100km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운항안전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해수부가 개발한 ‘e-Nav’시스템이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시한 국제표준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시스템과 단말기 시장을 선도할 기회가 생겼다는 평가다. 해수가 개발한 ‘e-Nav’시스템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다.

이와 함께 100km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도 어선의 위치와 기상정보 등을 데이터로 송·수신할 수 있는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도 내년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다.


100km 이내까지 ‘디지털 통신’
선박 단말기로 확인 쉽게
다른배 충돌·좌초위험 예측

해상기상부터 군사훈련까지
해역별 맞춤형 정보 제공

올해 연안선박 4000여척에
‘e-Nav’ 보급, 앱 개발도 추진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은
올해 700척 등 단계적 설치

▲상상이 현실로=‘바다. 앞뒤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갑자기 짙어진 안개에도 불구하고 어업인 A씨는 불안하지 않다. A씨의 어선에는 실시간 파악되는 어선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자동업데이트 된 전자해도와 충돌이나 좌초 위험을 알려주는 이-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방향을 잃을 우려도 없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까지의 최적경로를 e-Nav 단말기가 제공해 준다. 해상 100km 넘는 곳까지 이동해 조업을 해야 하는 선장 B씨도 실시간 위치 확인과 기상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 조업이 이전보다 훨씬 안전해졌다.’

아직까지는 상상 속의 일이다. 하지만 초고속해상디지털통신망인 LTE-M 구축과 함께 실시간 전자해도 정보와 충돌·좌초 자동예측경보, 길안내 서비스, 기상이나 돌발적인 해상사고처럼 해상운항안전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선박에 설치된 단말기 화면에서 모두 전달받을 수 있는 ‘e-Nav’단말기 보급사업과 함께 100km 이상 떨어진 먼 바다까지도 디지털통신이 가능한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서비스가 2021년부터 본격화되면서 머지않아 상상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100km 내에선‘e-Nav’/먼 바다엔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해상 100km 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운항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기 위해 해수부가 지난 2016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e-Nav’시스템은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통해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까지의 최적경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전자해도 변경사항을 최신정보로 자동업데이트 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1초 단위로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파악해 같은 해역을 운항하는 다른 배와의 충돌이나 암초 등에 의한 좌초 위험을 예측하고 경보를 전달하는 기능이 제공되는가 하면 급변하는 해상기상이나 조류와 조석, 해상에서 일어나는 군사훈련 등에 대한 정보도 해역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물론 단말기 한 곳에서 이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해수부는‘e-Nav’시스템이 기존 선박에 설치돼 있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와 ‘GPS플로터’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고,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더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e-Nav’는 우리나라의 강점인 초고속통신망을 활용한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안한 표준에 따라 정보를 전달하는 세계 유일의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국제표준을 선도해나갈 경우 ‘e-Nav’시스템의 수출은 물론,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가 세계를 상대로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육상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해역에서도 위치와 기상정보 등의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고 올 3월까지 원거리에서 조업하는 근해어선 100척에 무선설비를 설치해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의 전반적인 성능을 점검한 후 4월부터 원거리 전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을 대상으로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진계획은?=우선 ‘e-Nav’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내비게이션 단말기 보급사업에는 2021년도 총 136억원 가량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를 통해 올해 연안선박 4000여척 이상에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선박에 장착되는 ‘e-Nav’시스템 관련 장비는 육상 기지국으로부터 초고속디지털통신 무선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1m가량의 송·수신기와 전자해도와 운항해역에 대한 각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단말기로 구성된다.

송·수신기는 선박의 위치를 1초 단위로 자동발신하게 되며 기지국을 통해 운항해역의 실시간 전자지도와 선박운항·사고·기상 등과 같은 안전운항을 위한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해수부는 또 향후 5년가량의 기간을 두고 연안 100km 이내를 운항하는 선박 전체를 대상으로 ‘e-Nav’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시간 어선위치정보의 파악이 ‘e-Nav’를 이용한 충돌위험 경고 등의 안전운항을 위한 기초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3톤 미만의 소형선박에도 ‘e-Nav’시스템 적용이 가능하도록 ‘앱’ 개발이 함께 진행된다. 1m 가량의 송·수신 안테나를 배에 장착할 수 없는 소형선박에도 ‘e-Nav’와 비슷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해수부는 또 세계최초로 육상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해역에서도 어선의 실시간 위치 확인과 긴급조난통신이 가능한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올해 본격 사업에 돌입한다. ‘원거리해상디지털통신망’무선설비 설치지원사업은 지난해 100척에 이어 올해 700척, 그리고 2022~2023년까지 1300척 등 단계적으로 설치해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다양한 ‘e-Nav’서비스가 운항중인 선박에서 100% 구현되기 위해서는 100km 이내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 모두에 적용돼야 한다는 점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해수부는 5년 내 단계적으로 연안선박 전체를 대상으로 관련 장비 장착을 지원할 계획이며, 또 소형선박으로 송·수신안테나 설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관련정보와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앱’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장비 장착 지원과 ‘e-Nav’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한 지속적인 예산 배정이 필요한 이유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홍순배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 첨단해양교통관리팀장

“초고속해상디지털망 기반…원격진료도 가능해질 것”

300조 달하는 세계시장규모
우리 시스템이 ‘e-Nav’ 주도


-이네비게이션이란 게 뭔가요?

“‘이-내비게이션’(e-Nav)이란 국제연합(UN) 산하에서 해상안전과 해양환경보호 등의 국제협약을 관장하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 2006년 선박의 설비·항법·관제·통신 등 선박운항과 관련된 정보와 전달체계를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고 모든 국가가 공통사용이 가능하도록 정보양식도 표준화하기로 하면서 도입한 개념을 말합니다. 2019년에 IMO가 ‘e-Nav’를 국제표준으로 채택했는데,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연안에서 100km 떨어진 바다까지 초고속정보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개발을 본격화해 2021년부터 실제 해역을 운항하는 배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차량내비게이션 같은 것인가요?

“차량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로 최적항로를 알려주는 길안내 기능이 있고요. 여기에 더해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이나 좌초 등을 경고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또 수동으로 전자해도를 업데이트 할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요. 해상의 날씨나 조류의 변화, 사고와 해상사격 등과 같은 돌발변수도 알려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통신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라 스마트폰처럼 단말기를 통해 다양한 앱의 활용도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일정거리 이상 배와 떨어지면 추락을 경고하는 시스템도 접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e-Nav’는 요즘 많이 거론되는 ‘플랫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플랫폼’이라고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제일 중요한 것은 초고속디지털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게 육상과 선박의 단말기를 연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앱’을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안테나를 달 수 없는 소형선박용으로 ‘e-Nav’서비스와 유사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앱’개발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외에 원격진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e-Nav’기술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하던데요?

“‘e-Nav’와 관련된 국제컨퍼런스가 모두 3개 있습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유럽컨퍼런스가 있고, 2014년 북미컨퍼런스, 그리고 2017년에 아태지역컨퍼런스가 조직됐는데요. 조직은 제일 늦었지만 지금은 모두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IMO가 채택한 ‘e-Nav’의 개념으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적으로 ‘e-Nav’를 선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 선두를 지켜나가면서 관련시장도 개척하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새롭게 도입되는 것이라 시장규모를 예측하기는 힘듭니다만, 단말기만 놓고 봐도 세계 직접시장 규모가 300조원이라고 보고 있구요. 간접시장까지 더한다면 1200조원 정도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IMO가 ‘e-Nav’를 국제표준으로 채택했지만 아직 선박별로 언제부터 적용한다는 것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용은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에 담기게 될 텐데요. 이건 2024년에 개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되는 것인데, 현재 앞서가고 있는 ‘e-Nav’관련 국내 기술을 계속 진일보시켜서 해양분야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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