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아마존·쇼피 글로벌몰 진출 지원
왕홍 모바일 유자차 판매 ‘완판’
비대면 BKF 수출상담 ‘대박’도

K-팝·영화·드라마 등 한류 타고
‘신남방’ 농식품 수출 일본 제쳐

2024년 폐지 예정 수출물류비
수출조직 통한 간접 지원 관심


코로나19 대유행은 농식품 수출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식생활 측면에선 가정식과 간편식, 건강식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농식품 유통 분야에선 온라인·비대면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농식품 수출정책도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항공편이 감소하자 선박수출이 추진됐으며, 홍보·마케팅 사업은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일제히 전환됐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전대미문의 위기에서도 농식품 수출 확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올해도 코로나19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손꼽히는 가운데, 농식품 수출과 관련된 주요정책 방향을 짚어본다.

#온라인 시장 공략
2021년 농식품 수출정책은 온라인·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는 유통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아마존과 쇼피 등 글로벌 온라인 마켓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방식의 유통이나 SNS(사회관계망) 채널에서 직접 이뤄지는 온라인 판매, 구독경제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마케팅 수단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8번의 예산변경을 통해 온라인·비대면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중국의 왕홍(온라인 유명인사) ‘리자치’가 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소개한 유자차가 1분여 만에 5만 여개가 완판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0 수출상담회(BKF)’가 1600만달러(약 180억원)의 수출상담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김재형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수출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존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 대한 대응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중국 광군제에 발맞춰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 한국식품관을 개설했는데 상당히 성과가 좋았다. 올해도 동남아 쇼피 등 다양한 해외 온라인몰과 한국식품관 개설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농식품 수출 시장다변화
지난해 11월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68억42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특히 ‘신남방’ 지역의 농식품 수출은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1위 수출권역으로 부상했다. 일본과 미국, 중국 등 몇몇 국가에 집중된 농식품 수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으며, 올해도 농식품부는 시장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남방 지역의 경우 K-팝과 영화·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KCON 등 한류와 연계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SNS 등 온라인 활용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라인,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마케팅도 추진한다. 반면 시장 진출 초기단계인 신북방 지역의 경우 항공과 철도 등 물류 수단의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전략품목을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수출통합조직 육성
신선농산물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품목별로 육성하고 있는 수출통합조직은 가장 중요한 정책 사업 중 하나다. 그간 수출통합조직은 농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자체적으로 CHECK-PRICE(체크프라이스)를 운영하는 등 일부 성과를 올렸으며, 농식품부는 올해 토마토를 포함한 2개 품목의 수출통합조직의 추가 승인을 고려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2024년 완전 폐지되는 수출물류비 지원을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출물류비 지원은 2019년 9%에서 2020~2021년 7%, 2022~2023년 5%로 단계적으로 줄고, 2024년 폐지될 예정이다. 수출물류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에서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것이 정책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재형 과장은 “수출통합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으며, 적어도 통합조직에 가입하면 확실히 이득이 된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물류비 폐지와 관련해선 농가와 수출업계의 비용부담을 줄여주면서 세계 무역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의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충분히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두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스타품목 딸기와 포도

딸기 “선박수출용 저온창고 마련을” 포도 “난방비 절감 추가 지원 절실”

지난해 농식품부는 딸기와 포도를 스타품목으로 지정하고, 1억달러 수출 반열에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스타품목 육성 2년차를 맞아 딸기와 포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딸기=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수출이 어렵게 되면서 선박수출이 추진됐고, 싱가포르의 경우 대한항공과 MOU를 통해 딸기 수출전용 항공편을 확보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졌다. 다만 운송용 컨테이너가 부족했고 선박 수출의 운임이 올랐으며, 많은 물량이 한번에 운송되는 탓에 이를 소화할 수 있는 해외 바이어를 찾기 힘든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딸기수출 업계에선 현지 저온창고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고관달 케이베리 대표는 “도시국가인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지역 간 거리가 짧아 저온창고가 있으면 물량을 한 번에 넣고 분산시키는 게 가능하다”며 “선박수출이 꾸준히 이뤄지기 위해선 저온창고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딸기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전용 육묘장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딸기는 모종을 키우는데 5~6개월이 걸리는데다, 지난해에는 장마로 인해 모종 상태가 좋지 않아 딸기 수확이 상당기간 늦춰지기도 했다. 고 대표는 “딸기는 저온성 작물로 정부가 무주나 장수, 함양 같은 곳에 전용 육묘장을 설립하고 안정적으로 모종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로 현재 태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두 배가량 늘었고,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베리에 가입하는 농가들도 많기 때문에 저온창고 및 전용 육묘장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2년 내 1억달러 수출목표 달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포도=캠벨얼리·거봉에 비해 단가 및 저장성이 3배가량 높은 신규 수출품종 샤인머스켓의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전체 포도 수출의 90% 이상이 샤인머스켓으로 추정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포도 수출통합조직인 한국포도수출연합(주)가 결성된 이후 엄격한 품질관리와 마케팅을 통해 중국의 프리미엄 과일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수출확대를 위해선 수출기간 연장을 위한 저온저장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샤인머스켓은 7월부터 다음해 2월초까지 수출이 진행되는데, 예냉시설과 같은 저온저장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4월말까지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3곳의 영농조합법인에서 예냉시설을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전국적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열난방 지원사업 등 가온재배에 들어가는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현행 가온재배는 유류 난방을 주로 사용하는데, 지열을 이용할 경우 난방비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주) 대표이사는 “채소 분야는 지열을 이용한 난방시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포도에도 이를 적용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며 “현재 가온으로 생산되는 포도도 지열을 이용해 생산비를 낮춘다면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재형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

“농식품 수출 늘었지만, 변화된 시장 대응 필요”

코로나19 사태는 전세계인의 삶과 생활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다행히 우리 농식품은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수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변화된 시장과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존의 정책 틀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2021년에는 온라인·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는 유통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김치와 장류 등 우리 전통 발효식품을 홍보하고, 이를 통해 한국 음식은 건강한 발효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식문화를 알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우리 농식품이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판매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최근 농식품 수출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K-팝과 같은 한류와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진 영향이 적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과 농업인, 식품 및 수출업계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농업인과 식품 및 수출업계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감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나갈 계획이다. 국민들께서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

이기노·김영민·최영진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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