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화훼농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졸업·입학식 줄취소에
결혼식 등 축소 소비절벽 감내
여름엔 긴 장마, 잇단 태풍까지
“올해만큼 힘든 때 없어”
최악의 한 해…농가 고사 직전


코로나19는 농산물 산지에서 겪은 ‘사태’이자 ‘사건’이고, 또 ‘사고’였다. 산지 농가엔 올 1년이 어떤 말로 표현해도 형용할 수 없는 감내하기 힘든 시기였던 것. 

연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확산은 먼저 화훼 농가에 직격탄이었다. 화훼 최대 소비 시기인 졸업식과 입학식이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돼 꽃 소비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 더욱이 파종 이후 본격적인 재배기까지 지난 뒤이기에 화훼 농가는 속수무책으로 소비 절벽을 감내해야 했다. 봄철 들어선 결혼식 등의 내외부 행사도 위축돼 피해는 이어졌고, 코로나19 3차 확산을 겪고 있는 최근까지도 이런 상황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문규선 고양파주 장미작목회장은 “올해만큼 힘든 시기가 언제였던지 모를 만큼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며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내년에도 이런 어려움이 이어질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더욱이 시설하우스가 주인 절화 단지에선 여름철 긴 장마와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황일규 경남절화연구회장은 “경남권 절화농가들은 여름철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연초부터 계속된 소비 침체가 최근엔 더 심해졌다”며 “연말연초면 꽃 소비가 늘어야 할 시기인데 전혀 꽃 소비가 안 돼 농가들이 고사할 지경”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친환경·시설채소 농가에도 코로나19 사태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학교급식이 전면 중단되면서 갈 길 잃은 농산물들이 꾸러미 등으로 긴급 수혈됐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이들 농가 역시 코로나19 3차 확산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12월 현재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다. 

전국친환경농업연합회(회장 김병혁)은 코로나19 3차 확산 직후인 지난 10일 ‘또다시 중단된 학교급식으로 인한 친환경농가 피해대책 마련 호소 성명서’를 발표하며 “친환경농산물 소비에서 학교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인 상황에서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가중되면 친환경농가들과 친환경산지법인은 더 이상 버티는 게 불가능하게 된다. 미래세대에 물려줄 환경생태계를 지키는 친환경농업이 무너지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소비 확대, 시장 격리, 피해 보전 등 좀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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