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유재근 봉농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봉지감’ 대신에 ‘알감’으로 단감을 시범적으로 저장·유통한 성과를 설명하며 단감 저장·유통 관행의 개선을 제안하고 있다.

12월까지 무난하게 유통 가능
포장비 절감은 물론
홍수출하기 물량 처리 등
획기적 개선효과 기대

단감의 저장·유통 방식을 관행적인 ‘봉지감’으로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봉지작업을 하지 않은 ‘알감’으로도 유통 가능시기에 따라 부분적으로 전환시켜가야 한다는 목소리다.

유재근 봉농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농산물 저장기술이 향상돼 적어도 12월 말까지는 ‘알감’ 형태의 단감 유통이 무난해졌다”며 “단감의 ‘알감’ 유통이 확대되면 포장비용 절감은 물론, 가장 큰 숙제인 홍수출하기 물량 처리 등에 획기적인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봉농영농조합은 전국 최대 단감 주산지인 경남 창원시에서 130여 농가가 생산한 단감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10만 상자(10kg 포장)의 단감 선별·포장작업을 진행했다. 인근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 뒤지지 않는 물량이다. 4만 상자는 수확기에 일반판매를 했고, 6만 상자는 저온저장고에 넣었다가 수요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공급한다. 대형매장과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안정적인 주문이 이어진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탁월한 저장기술력 때문이다.

유 대표는 “올해 단감 수확량이 20~30% 줄었지만, 가격이 20~30% 올라 고품질 단감 생산기술과 저장·유통 시스템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축적된 단감 저장기술을 바탕으로 봉지에 넣지 않은 ‘알감’ 저장·유통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결과, 그동안 소비처의 관행적 고정관념 때문에 비용과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시행해온 ‘봉지감’ 일색 단감 저장·유통방식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단감은 매우 예민해 신선도 유지를 위해 5개씩 한 줄로 길쭉한 봉지에 넣어 묶은 후 박스에 담아 저온 저장한다. 이 봉지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뤄지기에 한 상자당 2500원 정도의 만만찮은 추가비용이 수반된다. 그러나 봉지에 넣어도 물러지는 단감은 생겨난다. 그래서 소매점에서 단감봉지를 다시 뜯어 ‘알감’으로 판매하는 곳도 많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봉지작업과정에 선별을 병행하는데, 숙련자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추세다.

이에 유 대표는 “12월까지라도 ‘봉지감’ 대신에 ‘알감’ 유통이 정착된다면 번거로움과 포장비용을 크게 줄일뿐더러 만생종 ‘부유’ 품종이 압도적으로 많아 홍수출하가 불가피한 가을철 수확기에 매우 효율적인 물량처리가 가능해져 단감 산업에 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봄철 다양한 대체과일이 많아지면서 단감의 주된 소비시기가 수확 이듬해 2월까지로 줄어들었다”면서 “관행적인 단감 저장·유통 방법과 문화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 대표는 “우리 단감은 세계에서 제일 품질이 좋은 대한민국 대표 과일임에도 다른 과수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다”며 “단감 재배단계뿐만 아니라 유통단계에도 △저온저장 선별작업장 확충 △비파괴 당도 측정기 도입 등에 대한 다각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창원=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