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축평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 시범적용으로 정확성을 검증한 후, 심포지엄 등을 통해 표준모델을 공개했다.

 

축평원·서울농식품공사
지난 9월부터 본격 적용
가격 산정 공정·투명성 높여

영양교사 95% 이상 ‘만족’
급식 품질 개선에도 도움


축산물품질평가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학교급식에 공급하는 국내산 축산물 가격 산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이 학교급식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시범적용 기간을 거쳐 지난 9월부터 서울시 관내 학교에 본격 적용하기 시작한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은 코로나19로 학교급식을 원활하게 운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영양교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표준모델 도입배경=올해를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1835개교에서 하루 평균 574만명의 학생들이 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6조4822억원. 그러나 학교급식용 식자재 납품비리가 근절되지 않는데다, 급식 품질에 대한 민원은 늘어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급식용 축산물도 마찬가지다. 학교급식 축산물의 경우 일선 학교에서 조사한 소매가격과 납품업체 견적가격을 비교해 입찰 예정가격을 결정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 간 담합과 가격 부풀리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일선 학교 입장에선 급식 재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져 급식 품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에 축평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학교급식 축산물에 대한 과학적인 납품가격 산정방법 개발과 보급을 통해 비리를 차단하고, 급식 품질 개선 및 유통 투명화에 기여하기 위해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핵심 내용=축평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018년 11월,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산정체계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19년 5월부터 경기도와 세종시가 함께 참여하는 실무 TF팀을 구성해 표준모델 개발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 기관은 학교에 납품하는 축산물 가격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해 한우 2만4000마리와 돼지 55만4000마리에 대한 수율분석 및 부위별 거래가격을 조사했다. 또 도축비, 운송비, 포장비, 인건비 등 학교급식 공급업체와 납품업체 경비를 파악하고, 축산물을 학교까지 납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비용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표준모델(안)을 마련하고, 올해 5월까지 납품가격 산정을 위한 시뮬레이션에 시범 적용해 정확성을 검증했다.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은 축평원이 제공하는 유통조사 가격과 연동해 축산물 납품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는 게 축평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표준모델 적용 시 연간 약 5%의 학교급식 축산물 예산절감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장 반응은=축평원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납품업체, 영양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와 심포지엄을 통해 올해 6월,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심포지엄에선 참석자들이 학교급식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인정하고, 조속한 현장 적용 및 전국적인 확대 적용을 주문했다. 또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 7월, 서울시·서울시교육청·서울시 내 학교 등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가격심의위원회’에서 표준모델 사용을 의결하고 9월부터 서울시 관내 초·중·고교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표준모델을 학교급식 현장에 적용한 지 아직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도입 초기지만, 학교급식을 운영하는 현장 영양교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을 적용한 서울시 내 학교 영양교사 111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95% 이상이 표준모델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와 표준모델을 적용한 축산물 품질 만족도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90% 이상이 학교급식 품질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표준모델 전국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서울시 내 한 국공립학교 영양교사는 “그동안 유통단계 가격정보를 취득하는 것도 쉽지 않고 납품업체 간 담합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 돼 왔다”며 “학교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 덕분에 급식용 축산물을 품질수준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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