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주현주 기자]

온라인 유입 소비자 이탈 없이
코로나 종식돼도 성장세 전망
신선식품 신선함 유지는 기본

동네상권 중심 소비 이어질 듯
소비자 식자재 관여도 증가
프리미엄 식품매장 새 기회


코로나19 이후 유통산업은 온라인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선식품의 경우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스토리도 구축하는 것이 중요 과제로 대두됐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프라인 시장은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유통산업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주관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8회 유통산업 주간 기념 ‘코로나19 이후 유통산업의 변화와 미래 전략’에선 코로나19 이후 유통업계의 변화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내년엔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수는 감소하지만 주거지 중심의 매출 상승으로 대형마트 매출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는 등의 2021년도 유통전망도 발표됐다.

▲코로나19 이후 유통산업은=‘코로나19 이후 유통산업의 변화와 미래전략’을 주제 발표한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오프라인 시장의 지속성도 같이 강조했다.

황지영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소비에 약했던 50~6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 소비가 확연히 늘어난 것이 그런 현상을 공고하게 할 것으로 분석됐다.

황 교수는 “소비자들은 한번 편한 것을 경험하면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심리가 있다. 코로나가 종식돼도 온라인으로 대거 유입된 소비자들은 그런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시장에선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명품과 신선식품 분야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선식품의 경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해보니 생각보다 만족스러워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앞으로 온라인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누가 우위를 가져갈지가 중요 포인트인데,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스토리를 어떻게 구축해 가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해도 오프라인 시장 역시 간과할 수 없다는 게 황 교수가 강조하는 부분. 다만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주문이다.

황 교수는 “온라인 시장이 성장해도 분명 오프라인 시장의 영역이 절반을 넘고, 또 온라인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체가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사례만 봐도 오프라인 시장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며 “전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선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과의 교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갈망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제 오프라인 업체들은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소비자가 변했다는 것과 오프라인에선 새로운 경험이 요구된다는 것, 또 이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기존에 오프라인 매장은 자산으로 보고, 또 매장의 목적도 상품 판매가 주였고 그러다보니 매장 수 확대가 중요시됐다. 그런데 앞으론 그런 것보다는 매장은 고객이 브랜드를 알아갈 수 있는 교육의 도구로 삼고, 상품에 대한 경험을 축적시키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유통 전망은=올해 코로나19로 활발해졌던 거주지 내 상권에서 주로 이뤄지는 소비 양상, 일명 슬리퍼 생활권은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2021 소비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며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고, 동네 상권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됐다”며 “이 같은 소비 변화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으로 향후 3~4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이끈 건 신선식품이다.
‘2021년 소매유통시장 업태별 전망’을 발표한 박지혁 닐슨코리아 전무는 “국내 온라인 시장이 전년대비 22% 성장해 국내 전체 온라인 규모는 98조4300여억원”이라며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비중 중에서 신선식품이 가장 크며, 현재 전체 농축수산물 거래의 8.2% 정도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비중을 5% 내외로 봤었는데 코로나 이후 2~3% 정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성장세는 내년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이동 경로에 따른 구매 변화로 인해 매출 편차도 더 커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박 전무는 “상대적으로 올해 슈퍼마켓은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어 반사이익을 봤다. 하지만 매장별 편차가 컸다”며 “직장이나 대중교통 근처, 쇼핑몰 등 도심 중심에 위치한 슈퍼마켓과 주거지역이나 외곽 상권에 위치한 슈퍼마켓의 편차는 내년에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식자재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리미엄 식품 매장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또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겪은 게 대형마트다. 대형마트의 점포 구조 조정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면서도 “다만 상대적으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 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도심형, 주거지 근방 대형마트가 각각의 특색이 뚜렷해지고 있어 내년에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주현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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