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호박의 육종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량 분자표지 세트 개발 통해 
기존 6~8년→3년 이내로 줄여 
농진청 “향후 수박 등에도 활용”

6~8년 걸리던 호박의 품종개발기간을 3년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첨단육종기술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민간종자기업의 육종소재 호박 95점에 적용한 결과, 우수형질을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품종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개발함에 따라 호박의 육종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호박 품종 개발을 위해 여러 차례 교배를 통해 품종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없애는 여교배 육종법을 이용해왔다. 그러나 여교배 육종방법은 모종을 심고, 가꾸며 선발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6~8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덩굴을 지어 자라는 박과작물의 특성상 많은 재배면적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에 농진청은 품종개발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개발했다. 분자표지는 DNA정보 등을 활용해 해당개체의 특성을 조기에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해 농진청은 호박의 색깔과 모양 등 다양한 형질 특성에 따라 동양계 38개, 서양계 40개의 호박핵심계통을 선발했다. 또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동양계 219개, 서양계 240개의 분자표지 세트를 만들었다. 분자표지 세트를 구성하면 기존 단일 분자표지에 비해 12배 이상 분석속도를 높여 시간, 노동력, 비용 등이 절감된다. 분자표지 세트가 호박의 DNA정보를 장비로 분석해 앞으로 나올 호박특성을 이른 시기에 파악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일일이 심어보지 않고 다음 세대를 예측할 수 있어 품종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고, 호박재배에 들어가는 토지와 노동력도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디지털 육종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호박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2021년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이전하고, 민간육종연구단지 입주기업, 연구기관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우문 농진청 채소과장은 “2019년 오이 분자표지 세트 개발에 이어 이번 호박 첨단육종기술 개발로 박과채소의 육종플랫폼 구축을 일부 완료했다”면서 “향후 수박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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