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식당용 배추 수요가 급감해 도매가격이 약세를 띠고 있다.

코로나에 식당 소비 줄고
김장용 수요도 감소 
한 망 2000원대까지 하락

농식품부 시장상황 예의주시
출하정지도 검토 중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급감으로 배춧값이 이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도매가격은 한때 한 포기에 1000원도 안 되는 한 망 당 20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출하정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들어 배춧값은 한 망 당 4000원을 오르내리며 약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12월 평균 배춧값 8706원, 평년 가격 5932원 대비 각각 54%, 33% 가량 떨어졌다. 더욱이 지난 9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10kg그물망 상품 도매가격은 평균 2722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춧값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로 수도권 방역지침이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식당에서의 김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가정 내 소비의 경우 김장철이 끝나면서 김장김치 소비로 전환된 데다, 지난달 김장 모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으로 김장용 배추 소비가 갑자기 줄어 출하 물량이 적체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산지유통조직인 한국농업유통법인연합회 김진섭 서울경기회장은 “생산량이 많은 것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코로나 때문에 식당 영업이 안되면서 소비가 없기 때문”이라며 “김장 모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김장 수요도 중간에 확 끊겨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이란 게 단계별로 출하가 돼 줘야 하는데 지금 겨울배추는 작업을 안 하고 있는 상태”라며 “그렇다고 소비가 금방 회복될 것 같지도 않고 무슨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020년산 겨울배추 생산량은 29만9000톤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4.6%,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겨울대파에서 작목이 전환된 진도는 재배면적이 29.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월 출하량은 전남 해남지역에서 배추 출하면적 및 단수가 증가해 전년보다 25.7%, 평년보다 5.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의 한 산지유통인은 “일단 겨울배추 작황이 좋다. 보통 5톤 차에 1000망을 싣는데, 지금 나오는 것은 통이 커 1000망을 다 못 싣는다”며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내년 3월까지는 배춧값이 안 좋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2000톤을 수매비축 한 상태며, 가을무 수매비축도 진행하고 있다. 또 배추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대책도 고려 중이다. 

송경헌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주무관은 “식당 영업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배추 소비도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농협을 통한 배추 출하정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대책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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