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제4회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이 마무리됐다. 공모전을 씨 뿌리는 봄부터 시작해 접수와 심사를 거쳐 수상자 발표와 작품집 제작까지 마무리하니 어느덧 겨울이 됐다. 농업인들의 한 해 농사와 공모전이 나란히 진행된 셈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여성농업인 생활수기 공모전을 주관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건 매너리즘이었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여성농업인이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참여 독려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탓에 공모전 참여율은 전년에 비해 좋지 않았다. 2회 공모전 때부터 주관했는데 매년 낮아지는 공모전 참여율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여성농업인들에게 좋은 도전이자 기회인 공모전이 저조한 참여율로 인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생겼다.

전년에 비해 낮아진 참여율에도 불구하고 공모된 작품의 질은 좋았다. 예선 심사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정성껏 보내주신 원고를 실수로 떨어트리진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특히 심사 자체가 마치 글을 보내주신 분들의 인생을 평가하는 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컸다. 농사를 지어본적이 없지만 여성농업인분들의 글을 통해 농업과 농촌이 어떤 상황인지 또 힘들게 농사를 짓고 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

공정한 본선 심사를 위해 코로나 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과 투표를 진행했다. 단순히 형식적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심사위원 한 분 한 분이 본선심사에 올라온 원고의 제목과 내용을 외워올 정도로 진심을 다해 주셨다. 장시간 심사 끝에 20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 19로 부득이하게 열리지 못하는 시상식을 대신해 보낼 부상의 선정을 위해 심사위원들이 머리를 맞댔고, 여성농업인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동예초기를 수상자 전원에게 발송했다.

매년 진행하는 공모전이지만 늘 마지막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예선과 본선에서 탈락한 참가자에게 위로가 담긴 문자 한 통이라도 보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공모전 참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내년에 다시 도전해 꼭 수상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