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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직접지원 통해 소득 문제 완화···공익 증진 활동 끌어내야”농경연 제3차 농업·농촌의 혁신과 미래 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7일 ‘농가·농업인 경영안정 및 소득지원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온라인 생중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이하 농경연)이 지난 17일 ‘농가-농업인 경영안정 및 소득지원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제3차 농업·농촌의 혁신과 미래 토론회를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최근 농가 소득 직접지원 제도로서 다양한 층위에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공익직불제와 농민수당, 농민기본소득’을 둘러싼 여러 쟁점과 제도간 관계 설정 및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이 이뤄졌다.

 

‘농가소득 직접지원제도 : 쟁점과 과제’ -유찬희 농경연 연구위원

농민 숫자 줄고 고령화도 심각
낮은 소득에 발목 잡힌 농가
직접 지원해 ‘경영안전망’ 제공
공익 증진 활동 실천토록 해야

재정 운용 효율성 등 감안
공익직불-농민수당 연계 검토
정부-지자체 역할 분담 제안도

◆농가소득 직접지원제도가 필요한 이유=주제 발표에 나선 유찬희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농가소득 직접지원제도’가 필요한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먼저 농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농경연이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 못지않게 국토 균형발전이나 자연환경 보전 등 ‘공익기능’ 증진에 대한 도시민들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공익기능’을 증진하려면 농촌에 농사짓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공익기능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수행해야 할 농민의 숫자는 줄고 있고, 고령화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393만 명이던 농가인구는 2019년 224만 명으로 약 1/3이 줄었고, 70세 이상 경영주가 46.4%를 차지한다.

여기에 만성적인 농가 소득문제가 겹친다. 2003~2019년까지 15년간 농가소득은 연평균 1% 증가하는데 그쳤고, 농가의 핵심적 활동인 농업소득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농업의 공익기능이라는 것이 결국 농사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농가가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기 어려운 게 오늘날 농촌의 모습이다.

유찬희 연구위원은 “사회 수요는 ‘공익기능 증진’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농가의 인력 풀은 얇고, 거기에 농가소득 문제까지 겹쳐 이걸 실천하기 어렵다면, 발상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면서 “농업구조를 개선하면 소득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그동안의 암묵적 전제를 깨고, 소득문제 해결을 통해 농업구조를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즉, 낮은 소득에 발목이 잡혀 있는 다수 농가에 소득을 직접 지원함으로써 이들에게 최소한의 ‘경영안정망’을 제공하고, 이들이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새로운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익직불과 농민수당, 그리고 농민기본소득=이런 의미에서 최근 농가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제도로서 공익직불과 농민수당, 농민기본소득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올해 5월부터 시행된 공익직불제는 기존 직불제를 통합, 기본형 직불과 선택형 직불로 재편했다. 특정조건을 만족하는 0.5ha 이하 농가를 대상으로 연간 120만원의 정액을 지급하는 소농직불제 도입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농민수당은 2018년 전남 해남군을 필두로 도입되기 시작해, 9개 광역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했거나 제정하기로 했고, 기초지자체를 중심으로 조례 제정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에선 지난해 11월 ‘농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가 발족돼 ‘농민기본소득’ 법제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 중이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이 지원되고, 경기도가 농민기본소득 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제화까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 가지 제도의 추진경과와 쟁점을 비교 분석한 유찬희 연구위원은 사회 수요에 부응해 농업부문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공익기능 증진에 필요한 실천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써 공익직불제와 농민수당은 유사성이 큰 반면, 보편성과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을 특징으로 한 기본소득의 원칙을 고려할 때, 농민기본소득은 별도로 다루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유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공익직불제와 농민수당은 영농활동을 전제로 농가소득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업정책의 성격을 지니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 개선 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지역정책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면서 “재정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유사한 제도를 중복 운영하는 것보다는 두가지 제도가 상보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지자체 역할 분담을=유 연구위원은 대안으로, ‘지역 공공재’라는 개념을 매개로 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앙정부는 현재의 공익직불제 중 전국 단위에서 공동으로 추진 가능한 ‘기본형 직불’을 맡고, 지역특성에 맞는 세부 실천이 필요한 선택 직불과 농민수당을 통합, 지자체가 담당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지역특성을 반영하고, 역량과 의지가 있는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두 제도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정책 대상 범위와 지급단위, 재원 마련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두 제도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농가소득 직접지원제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공익기능 증진이라는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수단”이라면서 “관련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용할 것인지 농업 부문 관계자들이 먼저 합의를 이루고,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설득해내야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기후 위기·먹거리 위기 대응…정교한 정책 설계 필요”

생산 지원은 대농 위주로 혜택
형평성 문제·수급문제 야기
농가 소득 직접 지원이 바람직

환경보전-지역사회 유지 관점
선택 직불-농민수당 연계
사회적 설득력·타당성 검토를


첫 토론자로 나선 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정책위원장은 농민수당은 단순한 소득보전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전농이 농민수당을 설계할 때 네 가지를 강조했다”면서 “농민수당은 농민이 직접 설계한 정책으로, 지역의 농업예산을 지역실정에 맞게 직불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역화폐 의무화로 지역순환경제체제를 구축하며, 농민들이 스스로 진행하는 마을교육을 통해 공동체를 복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농민수당 도입 과정에서 불필요한 지역내 농업예산을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지, 실제 누가 농민인지, 농민수당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은 무엇인지, 부당수령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연구자들이 농민수당을 통해 지역농정이 어떻게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좀 더 주의깊게 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헌 인천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불되면서, 기본소득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과 논의가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서 농민이라는 특정 계층에 국한시켜 농민기본소득을 하자고 하는 것은 전 국민 기본소득의 마중물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밝혔다.

이 교수는 특히 “각각의 제도가 역사적으로 밟아온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통합이나 연계 논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재원 마련의 문제, 중복 지급의 문제, 제도의 상충성 문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앞으로 농가경영체 문제, 농업인 정의 문제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호중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정책센터소장은 “기후위기의 시대, 먹거리 위기의 시대에 우리 농업을 탈탄소 생태유기농업으로 대전환해 나가는데 있어 공익직불제가 유효한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 “공익직불제는 보편적인 공익적 가치를 전국적 범위에서 증진시키는 행위에 대해 지급하는 직불제도로, 농민수당은 지역적 특성에 맞게 농업·농촌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행위에 대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결국 제도를 바꾸려면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내후년 대선에서 농업계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좀 더 정교하게 대책이 다듬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태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농가소득 직접지원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중간 손실이 적다는 점”이라면서 “특히 생산 지원을 통해서 지원하면 대농 위주로 혜택을 입을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생산을 많이 해야 지원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급안정문제도 야기할 수 있어 결국 소득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설득. 그는 “국민들이 농업·농촌을 신뢰하면 이 제도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신뢰가 무너지면 지속가능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적 공감대 확보를 위해 상호 정보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내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농민기본소득 운동도 이미 사회적으로 상당히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농업계가 어떤 입장을 가져갈 것인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기존 공익직불제와 농민수당에 더해 기본소득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설득력, 타당성을 갖기는 쉽지 않다”면서 기존 제도를 내실화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제도 운영 방향과 관련해 “공익직불에서 기본직불은 식량자급이라는 공익에 근거에 국가가 담당하고, 농민수당이나 선택형직불은 지역 자원이나 환경의 보전, 지역사회 유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당장 두 제도의 통합을 논의하는 것 보다는 농민수당 진영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개발하면서, 중앙정부가 하는 선택형 직불을 끌어당길 수 있는 마중물로 역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홍상 원장은 토론회를 마치며 “오늘 논의과정에서 추가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연구자 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회, 지자체, 현장 활동가들과 더 많은 논의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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