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장어 6차 산업화 길 열다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이재정 고창영어조하법인 대표는 친환경적으로 직접 키운 튼실한 장어를 가공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36년 장어 생산·가공 한길
장어가공 방법·기계장치 특허
직접 키워 구이용으로 첫선
스낵용 뼈튀김 등 선보여

유명호텔·백화점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소비자 만나

“복분자 원액을 추출해 먹인 친환경적으로 키운 튼실한 장어를 가공에서 판매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화로 발전시켜 고부가가치 창출로 농업경쟁력 강화에 한 발 한 발 힘차게 내딛고 있습니다.”

전북 고창군 성내면에서 36년째 장어 생산·가공에 몰두하고 있는 신지식인 이재정 고창영어조합법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고교 졸업과 군 복무를 마친 후 1980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4년 근무한 뒤 어릴 적 꿈꿨던 농장주 실현을 위해 귀향을 감행했다.

초창기 가물치 양식에서 고창명품 풍천장어 생산을 위해 뱀장어로 어종 변경을 강행했다. 이 대표는 1989년 농어민후계자에 선정, 600만원 지원금과 자부담으로 농지를 구입, 양식장을 조성했다. 본격적인 장어 양식을 위한 시발점이다.

이 대표는 당시 드물게 자신이 컴퓨터를 구입,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하고 또 전북대 농업개발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농업이 다 차 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일찍이 깨닫게 된 것. 규모화를 위해 1500평의 제2 양식장을 더했다. 이때 법인도 설립했다.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 축적으로 장어 양식에 확신을 가져, 1999년 국내 최초로 장어가공공장을 세우고 장어 생산·가공 등에 불을 댕겼다.

직접 키운 장어를 장어구이 제품으로 가공,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 최초다. 장어 제품은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 판매됐다. 예상과 달리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냉동 제품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지 않았던 탓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이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2∼3년간 백화점 등에서 시식활동과 홍보에 정성을 쏟았다. 이후 장어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원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대표는 장어 부산물을 이용한 부가가치를 위해 뼈튀김(스넥)을 전북대학교 바이오식품센터와 함께 개발했다. 향신료를 이용한 장어뼈 튀김 비린내 제거방법에 관한 특허다.

지식경제부 공모에 선정된 내고향 풍천장어 플러스, 복분자를 이용한 편의식품 개발로 부경대학교와 장어를 이용한 탕수육과 장어가스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 연구·개발을 학계와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복분자 먹인 풍천장어 양식개발 △기존 장어구이 제품 저장성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장어뼈와 녹차를 이용한 어린이 성장 촉진용 기능성 스넥 개발에 각각 성공했다.

장어양식장과 가공공장은 뱀장어 가공업계 전국 최초로 해썹(HACCP)인증을 받아, 깨끗하고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 태어난다.

이 대표는 장어구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소스까지 직접 개발·선보였다. 우리 농산물(생강·마늘·양파 등)을 주재료로 한 고추장·간장·복분자 소스 3가지 제품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고창 3대 특산품인 복분자와 풍천장어에 이어 앞으로 작설차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고창영어조합법인은 장어양식장 2곳 2500평, 가공공장 300평(장어구이 제품·장어뼈 스넥·장어소스제품)과 식당·판매장 130평 등 시설·규모를 갖췄다.

이 대표는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농수산인 대표로 청와대에 참석, “글로벌시대에 우리 농업이 살기 위해서는 농산물 가공방법을 활용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 생생하다고.

이 대표는 국내외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와 국제식품박람회에 모두 32회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다. 국립수산과학원과 농수산대, 수협중앙회 등에서 장어양식과 장어가공 관련 우수사례 발표도 가졌다. 올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겪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창군과 대구·경북에 장어엑기스 530상자를 기부하는 선행도 보였다.

이 대표는 한농연고창군연합회장, 고창군의회(부의장)의원, 신지식인중앙회장(초대∼4대) 등을 역임했다. 농업발전에 대한 공로로 농림수산부장관상 3회, 산업포장, 철탑산업훈장, 농림수산식품부 브랜드 대전 금상, 어업인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보유했다. 전국 최초 해양수산부 수산전통식품 품질인증과 서울 신라호텔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한편 법인의 장어는 국내 유명호텔을 비롯 백화점, 대형마트, 장어전문 도매점, 온라인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이재정 대표는 “‘고객에게 기쁨을 주고 고객에게 사랑을 받자’는 문구를 항상 가슴에 세기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제품 개발에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도의 지식정보화시대에서 다양한 정보 공유를 통해 농업·농촌·농민이 모두 잘 사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피력했다.

고창=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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