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박종석 교수팀 현장실증연구 진행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비트·적겨자 생육 양호

간척농지에서 실증재배 중인 비트의 모습.

간척지에 밭작물 재배 가능성이 열렸다. 간척지 재배 시 정상생육이 어려울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르게 시범재배를 통해 일반경작지와 비교해 적정수준의 상품성을 갖춘 8종의 밭작물이 선발된 것이다.

충남대학교 원예학과 박종석 교수팀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간척농지에서 수도작을 대체하고 농가의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밭작물을 선발해왔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과 함께 간척지 고부가 작물재배를 위한 토양환경 개선과 현장실증연구를 진행한 것. “농림축산식품부 연구과제인 ‘간척농지 고부가 작물 재배를 위한 토양환경 개선 및 현장실증연구’ 중에서 ‘간척지 고부가 작물 최적 재배관리모델 제시’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박종석 교수팀은 화홍, 석문, 새만금 3곳의 시험포에 간척지 토양에서 재배가 가능한 작물을 선발하기 위해 내염성이 높다고 알려진 원예작물 10종, 약용작물 15종을 실험했다. 이를 통해 박종석 교수팀은 일반경작지와 비교해 적정수준의 상품성과 생육을 보이는 작물 8종을 선발했다. 이중 비트와 적겨자의 경우 간척지 재배 시 일반경작지 수준의 생육을 나타냈다. 비트의 경우 일반경작지에서는 뿌리 굵기가 3~5㎝일 때 수확하는데, 간척지 재배에서 7.5㎝로 컸고, 뿌리의 길이도 17.7㎝나 됐다. 적겨자는 잎의 길이가 27㎝로 일반경작지 20~35㎝와 비슷했다. 또, 레몬밤, 갯기름나물의 경우 생육은 다소 불량했지만 상품성 측면에서 높은 값을 나타냈다. 레몬밤의 지상부 길이가 간척지 재배는 33㎝이었고, 일반경작지는 60~150㎝이다. 갯기름나물의 지상부 생체중은 간척지 재배 시 35g, 일반경작지 50g 정도다. 약용작물인 감초, 강황, 향부자, 홍화 등의 경우 일반경작지 70% 수준의 생장량을 나타냈다.

이번 실험에서는 간척지 토양의 환경도 개선했다. 간척농지의 경우 바닷가 갯벌에 둑을 쌓아 조성됐기 때문에 염도가 높고, 세립질 토성을 갖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작물의 경우 정상적인 생육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적관수와 암거시공을 통해 토양의 물리성과 화학성을 개선시켜줬다. 이 결과, 토양의 EC는 24.5에서 7.43으로 낮췄으며, pH는 일반 밭토양 수준인 5.5~6.5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박종석 교수는 “간척지에서도 비트 생산이 가능하다는 재배실험결과를 통해 향후 간척지에서 더욱 많은 밭작물이 재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비트의 경우 도입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역조건에 맞는 국내 품종을 육성, 보급하는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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