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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협정 참여 15개국 원산지 기준 통합···식품중간재료 수입 확대 불보듯RCEP 최종 서명, 농수산물에 미칠 영향은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한국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과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지난 15일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최종 서명했다. RCEP은 2012년 협상 개시 선언을 시작으로, 2013년 5월 1차 협상과 이후 31 차례의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등을 거쳐 2019년 11월 15개국이 협정문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5일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최종 서명이 이뤄져 각 국가별 국내 비준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또한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이상,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중 3개국 이상에서 국내 비준이 이뤄지면 발효된다.

RCEP에 따라 열대과일 등 양허관세 품목이 추가됨에 따라 농어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산지 기준 및 절차 완화로 인한 식품의 중간재료 수입 증가가 우려된다.


#농업분야 

FTA 대비 136개 품목 추가 개방
치즈 등 일부 관세 즉시 철폐
일본산 맥주·청주 등 FTA 시작
농식품부 “보완책 마련할 계획”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의 경우 추가 개방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민감 품목인 쌀, 고추, 마늘, 양파, 사과, 배 등은 양허관세에서 제외해 현행 수입관세율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입량이 많은 바나나, 파인애플도 현행 30%를 유지해 추가 개방을 억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RCEP 역내에서 기존 FTA 대비 136개 품목이 양허품목으로 추가 개방됐다. 

아세안10개국에 대해 열대과일, 가공식품 등 농산물 130개 품목이 이번에 양허관세 품목에 추가됐다. 이에 따라 치즈 등 일부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등 품목에 따라 최장 20년에 걸쳐 관세율이 낮아져 궁극적으로 무관세 수입이 이뤄진다. 구아바, 파파야, 망고스틴, 두리안, 레몬, 체리, 대추야자 등 열대과일의 경우 현행 관세율 30%가 RCEP 발효 10년 동안 연차적으로 내려간 후 철폐된다. 열대과일의 경우 연간 공급이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아세안으로부터 과일수입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RCEP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FTA가 시작됐다. 농식품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는 일본의 맥주(현행 30%)에 대해 20년, 청주(현행 15%)에 대해 15년 동안 관세를 낮춰 철폐한다. 일본은 한국산 소주(현행 16%)와 막걸리(현행 42.4엔/ℓ)에 대해 2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한다. 이와 함께 중국과는 녹용(현행 20%)에 대해 2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한다.

물론 RCEP을 통한 한국산 농산물의 아세안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품목도 있다. 태국이 한국산 딸기를, 인도네시아가 배·사과·감·포도·인삼류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또한 캄보디아의 경우 한국산 치즈·쇠고기·돼지고기·고구마를 즉시 철폐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고추, 마늘 등 민감품목은 양허 제외로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등 농산물의 민감성을 반영했다”며 “추가 개방 품목도 관세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했고 RCEP 영향평가를 추진해 피해산업 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산분야

중국과 2015년 수준으로 협상
일본은 302개 품목 순차 철폐
“수출액 적은 품목 대상 선정”
추가 시장개방 최소화로 끝내


해양수산부는 기존에 체결됐던 FTA를 기준으로 추가 시장개방은 최소화 하는 수준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수산분야 협상에 대해 새우·오징어·돔·가리비·방어 등의 국내 민감품목은 현행관세를 유지하는 한편, FTA를 체결한 아세안·호주·중국·베트남·뉴질랜드 등에 대해서는 기존 FTA를 기준으로 추가시장개방을 최소화 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중국과는 추가시장개방 없이 2015년에 발효된 FTA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했고, RCEP으로 새롭게 FTA를 맺게 된 일본에 대해서도 2017~2019년까지의 평균 총 수입액 1억4200만달러의 2.9% 수준(400만달러)에 해당하는 품목 302개에 대해 관세를 즉시 또는 10·15년간에 걸쳐 철폐하기로 하는 한편, 돔·가리비·방어 등 주요 민감 품목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아세안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평균 총수입액 3억2600만달러의 1.6% 수준인 500만달러에 해당하는 110개 품목에 대해 즉시 또는 10·15·2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베트남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총수입액 8억100만달러의 0.4% 수준인 300만달러에 해당하는 6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0·15·20년에 걸쳐 철폐키로 하는 한편, 호주는 20년간 2개 품목, 뉴질랜드는 20년간 1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반면, 상대측에서는 일본이 214개 품목에 대해 즉시 또는 10·15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고, 아세안은 국가에 따라 2~214개 품목을 최장 2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또 아세안으로 주로 수출되는 냉동가다랑어·건조김·냉동황다랑어에 부과되던 5%의 관세는 RCEP발효 즉시 철폐키로 했다. 베트남과 호주, 뉴질랜드는 이미 체결된 FTA를 통해 수산물은 100% 개방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추가양허품목은 2017~2019년 사이 상대국에서 수출액이 적은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철폐품목을 선정했다”면서 “RCEP가 발효되면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즉시 또는 최장 20년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된다”고 설명했다.


# ‘원산지 기준’ 뇌관 우려

원산지 자율 증명 도입으로
가공식품 완화된 기준 적용
“국내산 식품재료 위축될 것”
행정업무 교육·지원 강화 시급

 
원산지 등 역내 통일된 규범도 마련됐다. 현행 양 국가 간 FTA에서는 원산지 증명을 매우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반면, RCEP에서는 협정 참여국 15개국에 대한 원산지 기준을 통합하고 원산지 증명절차를 개선하는 등 원산지 관련 규정이 완화됐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신선농산물은 완전생산기준(WO)의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적용하지만, 가공식품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는 설명을 붙였다. 따라서 우리와 FTA를 체결한 아세안과 중국에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원산지 증명의 기관 발급만 허용했지만, RCEP에 의해 원산지 자율 증명이 도입돼 매우 간소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RCEP 15개국 다수에서 재료를 들여와 제품을 생산할 경우 재료누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진마늘과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를 RCEP 역내의 FTA 체결 발효 국가에 수출할 때 관세혜택을 보려면 기존에는 각각 재료의 원산지를 증명하는 행정절차가 필요했지만, RCEP이 발효되면 재료누적을 인정받아 자율증명으로 관세혜택이 가능해 진다.

이와 관련 통산관련 전문가들은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한 식품중간재료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산 농수산물의 식품재료 사용이 그만큼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와 함께 농수산물 수출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만큼 원산지 관련 제도 등 수출관련 행정업무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강화하는 대책도 요구된다. 실제 농림수산물의 FTA 특혜관세 활용률이 2019년 기준 58.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수산물의 경우 수출업체 대부분이 영세하다보니 무역제도에 대한 전문성이 미흡한 게 현실”이라며 “또한 농산물과 식품은 신선도 때문에 수출 소요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세안 국가들의 경우에도 통관 행정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현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병성·이진우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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