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 새 활력, 새 희망…청년농업인 30인의 ‘성공 비법’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미래 희망을 말하다 △청년농부 오해와 편견 △나의 목표, 그리고 꿈 △청년농부의 추억 △코로나시대, 그리고 청년농업 등 5가지 주제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는 청년농업인 육성정책과 청년농업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청년농부로서의 목표 등에 대해 농업인 선후배간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회장 신현유)가 경기도 내 성공한 청년농부를 대상으로 ‘슬기로운 경기도 청년농부 생활’이라는 제목의 ‘2020 경기도 우수 청년농업인 사례집’ 발간하고 청년농부 콘서트 및 우수사례집 발간 기념행사를 열었다.

지난 12일 화성시 소재 라비돌 리조트 신텍스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신현유 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과 임원, 시·군연합회장을 비롯해 이옥배 한국여성농업인경기도연합회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의 일환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된 행사는 유튜브와 쌍방향 통신방식으로 진행,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행사를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수도작·과수·축산·특작 도전하는 20대 청년농업인 △채소·화훼 도전하는 20대 청년농업인 △이제는 농업 전문경영인 30대 청년농업인 △틈새시장 개척하는 여성청년농업인 등으로 나눠 총 30명의 청년농업인의 성공사례가 소개된 ‘2020 경기도 우수 청년농업인 사례집’ 전달식을 시작으로 성공사례 대표 참석자들과 선배 농업인들이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로 진행됐다.

한편, ‘2020 경기도 우수 청년농업인 사례집’은 청년농업인의 성공적 농업·농촌정착사례로 확산될 수 있도록 책자뿐만 아니라 e-북과 USB로도 제작돼 경기 관내 농업관련 기관에 제공될 예정이다.
 
#대회사/신현유 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

“우수 사례 발굴로 청년 유입 계기 마련을”

우리 농업은 계속 존재해야만 하는 필수산업이며 엄청난 공익적·다원적 가치를 갖고 있다. 올해 실시된 ‘농업·농촌·농식품 현안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에 응해준 국민의 75.3%가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40%)’ 또는 ‘대체로 필요(35.3%)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식량자급률은 4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율은 21%에 불과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식량안보가 강조되는 가운데 나온 주목할 만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 농업·농촌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조속한 정착·성공 돕기 위해 경기도·정부에 정책 건의할 것”

그러나 이처럼 식량안보가 중요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업현실은 다수 품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농업 외 소득 없이 농업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며, 고령화와 청년들의 농촌 이탈로 농업·농촌의 활력 저하와 ‘농촌소멸’까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정부의 농업 예산은 전체 예산 대비 그나마 간신히 지켜오던 3% 수준도 무너졌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청년들이 농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속에서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우수 사례를 계속 발굴해 널리 알려 농업사회에 청년들이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에 이번 ‘청년농부 공감콘서트 및 우수 사례집 발간’을 추진하게 되었고 이렇게 결실을 맺게 돼 매우 뜻깊다. 물론 여기에 소개된 분들의 사례는 일부라 생각하며 더 멋진 사례, 더 훌륭한 청년농업인들이 경기도에 널리 자리매김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청년농업인 여러분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도입 및 여러 분야와의 융합 노력들이 우리 농업에 새로운 활력이자 희망이다. 다행히 정부 차원에서도 청년 농부의 중요성을 깨닫고 매월 최대 100만원씩 3년간 지원하는 ‘영농정착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도 차원에서도 청년농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한농연경기도연합회는 농업·농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이러한 사업들을 계속해서 챙길 것이다. 여러분들이 조속히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기위해 노력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여러 정책들을 경기도와 정부 당국에 건의할 것이다.

청년농업인 여러분들도 지역의 선배 농업경영인들과 더욱 소통하고 여러 행사에 함께 해주길 당부드리며, 이번 우수 사례집을 통해 농업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청년들에게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청년농부 공감 콘서트와 사례집 발간을 통해 경기농업이 앞으로의 비전과 희망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토크콘서트

“청년농 안정적 정착 위해 정책자금 지원 강화해야”
 

“금리 1%대로 내려줬으면”
△미래 희망을 말하다=올해 29살로 안산에서 포도와 딸기, 토마토를 재배하면서 체험 농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이태규 대표. 이 대표는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과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지원을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태규 대표는 “청년농업인에게 지원되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기존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에서 지금은 5년 거치 5년 분할 상환으로 바뀌면서 제도가 나아지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다는 점은 개선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벨기에 같은 경우는 청년이 농업을 하겠다고 하면 농지까지도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농업을 그만 둘 때 회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벨기에 수준은 아니더라도 금리를 1%대로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년창업농을 대상으로 영농정착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최대 3년이 지원기간”이라면서 “과수농사를 지어 수확을 얻기까지 3년이 걸린다. 청년창업농 지원기간이 끝이 나면 다른 지원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10~20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그는 “39살 49살이 되었을 때 또 다른 청년농업인들이 농업현장에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내가 그런 것처럼 그때 청년농업인들과 멘티와 멘토 관계를 맺고 농업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농 부자란 인식은 오해”
△청년농부 오해와 편견=올해 28살인 심세용 대표는 평택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심 대표는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억대 청년농부 사례를 들면서 “1억, 2억, 3억을 번다고 하고, 농업을 한다고 하면 부자라고 보는 오해와 편견이 있다”면서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제 값을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땅이나 이런 것들이 모두 필요한데 농사짓는다고 하면 그렇게 본다”며 “청년농업인이 부자라는 인식은 오해와 편견일 수 있다”고 했다.

문광운 본보 편집국장도 이에 대해 “청년농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농지를 확보하는 것과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청년농 중에서는 부모로부터 농업을 이어받는 승계농도 있고 기반이 없이 시작하는 창업농도 있는데, 특히 창업농들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국장은 “일본도 7년 정도 창업농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청년농 육성계획을 추진 중”이라면서 “청년농이 결국 농업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두 제도가 잘 어우러져 농업인력 육성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길고양이 피임 사료 개발 목표”
△나의 목표, 그리고 꿈=안성에서 농업회사법인 꼼냥을 운영하고 있는 문현진 대표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닢’을 재배하고 있는 청년농부다. 문 대표가 밝힌 꿈은 ‘캣닢’에 들어 있는 피임성분을 활용해 길고양이용 사료를 만드는 것.

문 대표는 “어릴 때는 강아지나 고양이 모두를 두려워했었는데 시골에 내려와서 살면서 길고양이와 친해지게 됐고, 지금은 여러 마리와 함께 지내게 됐다”면서 “길고양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닢’의 한 성분이 피임효과가 있다는 것에 착안해 피임에 도움이 되는 길고양이 사료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고양이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농업은 정년 없고, 내가 사장”
△청년농부의 추억=교사가 꿈이었다는 이옥배 한국여성농업인경기도연합회장은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후배 청년농업인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4H활동을 하면서 꿈이 바뀌었다는 이 회장은 “처음에는 농촌으로 시집가는 것에 대한 반대가 심했고, 그걸 안좋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1985년에 복합영농으로 여성농업인 지정을 받고 지금은 지역에서 완벽하게 여성농업인으로 자리매김 했다”면서 문현진 대표에게 “앞으로 여성농업인으로도 크게 성장하면서 사업가로도 성공하길 바란다”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 회장은 또 “농업이란 게 어느 순간에 팽개치고 싶을 때도 있을 텐데,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을 젊은 농업인의 두 어깨에 짊어지고 나가시길 바란다”면서 “농업은 정년이 없고, 내가 회장이고 사장”이라면서 용기를 북돋웠다.  


“지도·지원 아끼지 말아야”
△코로나시대, 그리고 청년농업=신현유 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은 코로나19가 오히려 농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상황이라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청년농으로서의 자리매김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안전한 먹거리와 농촌이 부각되고 있고, 내가 생산한 내 농산물을 이용하고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또 “미래의 농업은 청년농부가 풀어갈 것”이라며 “정부도 청년농이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풍년이 들어도 힘들고 흉년이 들어도 힘든 농업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농산물가격보장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면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재해보험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유 회장은 “청년농부들이 농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질도 높여야 한다”면서 “자식을 낳는 것에서부터 가르치는 것, 그리고 돈을 걱정해야 해서는 청년농들이 농촌에 정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농업의 희망도 강조했다. 그는 “농업은 하루아침에 습득되는 것이 아니며 작물에 대한 재배 노하우가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수 없고 농업이 없이는 나라도 없다”면서 희망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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