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트랙터를 이용해 겨울 사료작물 눌러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습해 막기 위해 배수로 정비도 

기상청이 올해 11월 기온을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을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국립축산과학원이 겨울 사료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땅이 얼기 전 눌러주기와 함께 배수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겨울 사료작물의 경우 파종(씨 뿌림)한 뒤 땅이 얼기 전 눌러주기(진압)를 해 주면 생산량을 15%가량 늘릴 수 있다. 흙과 뿌리가 서로 밀착해 작물이 제대로 자리 잡게 되고, 겨울철 찬바람에 뿌리가 마르거나 어는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료작물 가운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뿌리가 토양 표면에서 자라는 만큼 눌러주기가 매우 중요하다. 눌러주기는 트랙터에 롤러를 부착한 후 천천히 운행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축산과학원은 이와 함께 사료작물을 논에 심을 경우 습해 피해를 막기 위해 물 빼는 배수로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은 밭보다 점토 함량이 많아 습해 피해가 큰데, 재배할 때 물이 잘 빠지는 곳을 선택하고, 물 빠짐이 좋더라도 한 번에 많은 양의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흙에 수분이 많으면 작물 뿌리가 깊이 뻗지 못하며, 토양 속 산소 부족으로 뿌리 수분 흡수력이 낮아져 입이 노랗게 변하면서 말라 죽게 된다. 사료작물 중에서는 청보리와 호밀이 습해에 약해 배수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천동원 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장은 “현장에서 재배기술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겨울 사료작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며 “올해는 9~10월 강수량이 적어 사료작물 생육이 더딜 수 있어 땅이 얼기 전 눌러주기가 특히 중요하고, 내년 봄철 관리에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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