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사육사’ 현장시연회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가 지난 5일 대학 및 지자체 관계자, 곤충사육농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급형 흰점박이꽃무지 스마트 사육사 현장시연회를 개최했다.

단열 샌드위치 벽체로 제작
이동·설치 편리하고 비용 저렴
냉·난방, 가습·제습 하나로 제어
소음·진동 스트레스도 확 줄어
유충 체중 ‘12.4~2.3%’ 더 나가

식·의약품, 애완·사료용 등의 목적으로 사육되는 곤충산업이 성장추세인데 곤충사육농가의 48%가 흰점박이꽃무지를 생산한다. 그런데,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육시설이 영세하고, 사육환경이 일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 사육사를 개발한 이유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가 지난 5일 개최한 흰점박이꽃무지 스마트 사육사 현장시연회를 다녀왔다.

▲스마트 사육사 개발 배경=농진청은 지난 2011년부터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유해성이나 독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등의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등이 2016년 식품원료로 등록됐다. 또, 2017년 곤충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식품, 의약품, 애완용, 사료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곤충이 사육되고 있다. 2019년 기준 곤충사육농가는 2619곳이고, 1차 산물 판매액은 405억3000만원 가량이다. 이중 흰점박이꽃무지 사육농가가 1265곳으로 48.3%, 흰점박이꽃무지 1차 산물 판매액은 189억400만원으로 46.6%를 차지한다. 

하지만 농진청이 흰점박이꽃무지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사육시설이 영세하고 소량생산으로 생산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시설현대화 및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비 절감이 필요한 것이다. 온·습도의 경우에도 사육실 내에 설치한 냉·난방기, 가습기로 조절하고 있어 곤충의 생육부진이나 병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대량사육을 위한 사양관리장치 등이 부족했고,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장치의 개발 및 개발도 시급한 실정이었다.

▲스마트 사육사의 특징과 기대효과=제작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사육환경을 최적으로 조성해 급격한 온·습도 변화, 진동과 소음 등으로 인한 생육부진과 병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5일 현장시연회에서 만난 곽강수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개발과 농업연구관은 흰점박이꽃무지 스마트 사육사에 대해 “단열 샌드위치 벽체로 제작돼 비용이 저렴하고, 이동 및 설치가 편리하다”면서 “식용곤충 사육 시 최적 환경을 제공해 병 발생 위험 감소, 조기 수확, 사육농가 소득향상 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발된 스마트 사육사는 최적의 곤충생육환경을 맞춰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공조실과 사육실을 분리해 사육실내 급격한 환경변화를 방지하면서 균일한 사육환경을 제공한다. 공조실의 경우 흰점박이꽃무지의 최적사육환경인 온도 25℃, 습도 65%로 조절한 공기를 사육실로 공급할 수 있다. 환경제어장치는 냉·난방기, 가습기 및 제습기 등으로 구성됐으며, 개별 환경제어장치를 하나의 제어기로 조작할 수 있다. 또,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해서 곤충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아울러, 외부규격 6×3×2.8m인 사육사에서 연간 최대 324㎏(생체중)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활용한 원격제어도 가능하다.

농진청이 2020년 5월 19일부터 8월 2일까지 12주간 스마트 사육사와 일반농가를 비교한 결과, 유충의 체중에서 큰 차이가 났다. 스마트 사육사의 유충 체중은 사육초기에 급격히 증가했는데, 입식 2주후에는 일반 농가에서 자란 유충보다 약52.3%가 더 무거웠고, 이후에도 11주까지 12.4~2.3%가 더 무거웠다. 온도분포는 25±1.3℃, 습도는 65±9.1%로 일반농가의 온도 24~31℃, 습도 65±9.1%와 비교해 훨씬 안정적이었다.

한편, 농진청은 흰점박이꽃무지 스마트 사육사에 대해 ‘공조장치 및 이를 이용한 실내환경 제어방법’으로 특허출원을 했고, 현장시연회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한 후 농가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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