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통계청 발표 현실과 ‘거리’
서삼석 의원 강력 질타 
“수확량 감소는 자연재해 탓…
국가가 보상방안 내놔야”
이개호 의원도 대책 요청

태풍과 장마, 집중호우, 일조량 감소 등 자연재해로 인해 올해 수확한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라는 현장 우려가 전해지면서 국회가 정부 차원의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통계청의 관측과 달리 대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는 현장 농가들이 많다며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쌀 생산량 현황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쌀 예상 생산량은 360만톤으로 전년 370만톤 대비 3.0% 감소,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년수확량과 비교하면 9.5%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이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쌀 생산 농가들은 전년 대비 쌀 생산량이 30%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삼석 의원은 “2019년 대비 2020년 쌀 생산이 20%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75만톤이 줄어든 셈이다. 2019년 평균 산지쌀값을 80㎏당 19만원으로 계산하면 톤당 237만원으로, 1조8000억원 상당의 생산 감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10%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8900억원, 30%일 경우엔 2조7000억원 상당의 생산 감소 손실이 추정된다”면서 “생산 감소 손실분에 대해 정부가 보상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현수 장관은 “생산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간다. 자연재해로 생산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금과 재해복구비 등이 지급되고 있다. 여러 가지 부분이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서 의원은 “보험금과 대파대, 농약대, 시설복구비 등이 지급되고 있지만 ‘조족지혈’(새 발의 피)이다. 유례없는 4차례 이상의 태풍과 폭우, 일조량 감소 등 자연재난에 따른 생산 감소이기 때문에 자연재해에 준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 장관께서는 정부 입장만 대변하지 농민들 의사는 안중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쌀 생산량이 예상외로 감소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르긴 하겠지만, 농민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대책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행 제도에서 직간접적으로 농민 지원 방안을 밀도 있게 고민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통계 관리의 주체 문제도 언급됐다. 서삼석 의원은 “통계청 쌀 생산량 통계가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향후에는 농식품부가 주도적으로 쌀을 비롯한 농산물 생산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 의원도 “통계청의 관측과 달리 현장 농가들은 20~30%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농식품부도 표본농가를 정하고 샘플링을 거쳐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봤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장관은 “통계청이 앞서 발표한 관측은 9월 15일 작황 기준으로 예상 생산량을 내놓는 것이고, 11월 12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수확량은 실측을 하는 것”이라며 “실측 결과는 아마도 현장 농가들이 피부에 닿는 통계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