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정부, '전년비 3% 감소' 발표했지만
현장선 “최소 20%·최대 40% 줄었다”

정부가 올해 쌀 생산량 예상치를 전년대비 3%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농민들의 얘기는 다르다. 농민들은 최소 20%, 이상 많게는 40%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정부 발표치와 농민들의 체감치가 상당한 간극을 보이는 것이다. 이유는 정부의 통계조사 시점과 관계가 깊다.

통계청은 통상 9월 15일을 기점으로 조사한다. 이 시기는 조생종 수확이 시작되는 때여서 국내 쌀 생산량을 사실상 결정짓는 중만생종의 생산량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 통계청도 이를 시인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은 생산량을 예측할 때 중만생종의 낟알수와 이삭수를 근거로 하지 천립중(벼알 1000개의 무게)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그러면 농민들이 전하는 실제 생산량은 어떨까. 충북에서 벼 재배면적이 많은 대농들을 중심으로 얘기를 들어봤다.

청주시에서 19만8000㎡(6만평) 농사를 짓는 정훈 씨는 많게는 40% 줄었다고 한다. 다수확 품종으로 알려진 황금노들의 경우 660㎡(200평) 한 마지기에서 40kg 조곡이 10~11개 가량 나왔다고 한다. 평년에는 보통 14~15개가 나왔다고 한다. 추청의 경우에도 평년에는 11~12개 나오던 게 올해는 8~9개 가량 나왔다는 것. 그는 19만8000㎡ 논에서 평년 대비 600~700개 가량 생산량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충주시에서 추청과 새일품, 찰벼 농사를 짓는 안창근 씨의 경우 20% 이상 줄었다고 한다. 추청은 660㎡ 한 마지기당 평균 11개가 나왔는데 올해는 8개 가량 나왔다고 한다. 찰벼의 경우도 14개 나오던 게 올해는 11개로 줄었다고 한다.

음성군에서 14만8500㎡(4만5000평) 농사를 짓는 한창수씨는 30% 가량 줄었다고 한다. 황금노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황이 괜찮은 편이나 추청의 경우 도복과 도열병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6만6000㎡(2만평) 가량 수확대행도 하는데 사정은 다른 농가도 비슷하다고 한다.

증평군에서 새일품과 참드림 등 다수확 품종을 주로 생산하는 곽준영 씨는 최소 20% 가량 줄었다고 한다. 증평지역은 495㎡(150평)을 한 마지기로 치는데 평년에는 마지기당 12개 나오던 게 올해는 8~9개가 보통이라고 한다.

진천군에서 흑미 13만5000㎡(4만평) 농사를 짓는 임종업 씨의 경우는 사정이 더하다. 그는 임작업 대행도 같이 하는데 평균적으로 30% 가량 수량이 줄었다고 한다. 흑미는 마지기당 평균 10개가 보통인데 올해는 6~7개 가량 나온다는 것이다.

보은군에서 9만9000(3만평) 삼광품종을 재배하는 김윤식 씨는 10% 가량 줄었다고 전한다. 올해는 문고병이 심해 보통 농가가 20% 이상 수량이 줄었고 그나마 자신은 나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괴산군에서 찰벼 6만6000㎡ 농사를 지으면서 13만5000㎡ 임작업을 대행하는 김종화 씨의 경우 20%의 수량 감소를 점치고 있다. 그는 “찰벼는 25% 이상 줄었고 다른 사람들 일반 벼를 수확해보니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 농어업통계과 담당자는 “농식품부가 10월 15일까지 당해 연도 쌀수급 대책을 마련하다보니 조사 시점을 9월 15일로 잡은 게 원인”이라며 “11월 12일 최종적으로 예상 수확량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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