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통계청, 전국 평균으로만 공개
“활용가치 없는 죽은 통계”
일선 양곡유통업계 불만


전국 평균값으로 발표되고 있는 통계청 산지쌀값이 지역별(도별) 평균값도 공개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 평균으로만 공개되다보니 일선 양곡유통업계는 ‘활용가치가 없는 죽은 통계’라며 통계청 산지쌀값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쌀 유통가격과 괴리가 커지면서 통계청 산지쌀값이 오히려 혼선만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전국 120여개 시·군의 농협과 민간RPC, 건조·저장시설(DSC), 도정공장 등 370여곳을 대상으로 산지쌀값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RPC를 비롯해 연간 정곡(쌀) 유통량 5000톤 이상인 DSC와 도정공장은 전수 조사하고, 정곡 유통량 500톤 이상 5000톤 이하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곡의 경우 대표브랜드(20kg 단위)의 최근 연도산 출하가격과 농가로부터 매입하는 조곡(40kg) 가격을 매달 5일, 15일, 25일 등 10일 간격으로 조사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사가 이뤄진 산지가격이 전국 평균수치만 발표되면서 무의미한 통계자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국평균보다 높은 경기도와 강원도는 실제 가격보다 낮은 산지쌀값에 불만인 반면, 영호남과 충청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발표돼 실제 가격과 너무 동떨어진다는 것.

전북의 모 RPC 대표는 “통계청 전국 평균쌀값 통계자료가 신문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만 실제 쌀값과 편차가 크다보니 참고할 수 없는 통계”라고 지적하고 “쌀농가는 물론 일선 양곡유통 관계자들은 도별 평균 자료가 필요한데, 왜 통계청이 전국 통계만 발표하는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남의 모 RPC 대표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쌀값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이번 수확기에는 특히 통계청의 산지쌀값이 경남지역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다보니 쌀농가들의 항의가 빗발친다”며 “벼를 낮은 가격에 매입해 높은 가격에 쌀을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가 더욱 심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올해부터 전국 평균 쌀값이 직불제에서 활용되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지난해까지 변동직불금 지급단가를 통계청 산지쌀값을 기준으로 했지만, 올해부터 공익직불이 시행되면서 변동직불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별로 세분화된 통계자료를 발표해도 문제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선 RPC 관계자들은 물론 양곡전문가들은 “통계청이 산지쌀값은 물론 농가로부터 RPC가 매입하는 조곡값을 도별 평균치로 발표해야 국가통계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구나 벼값 대비 쌀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쌀유통 왜곡 실상도 수치로 드러나기 때문에 쌀유통을 바로잡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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