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순 한국작물보호협회 기술홍보부 차장

[한국농어민신문]

올해는 봄철 저온현상으로 농작물 냉해피해가 속출했고, 사상유례가 없는 최장기간의 장마로 작물생육이 불량해졌으며, 고온다습한 조건으로 농작물의 병해충 발생이 증가됐다. 또한 지난해 겨울에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해충인 매미나방이 월동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 전국을 뒤덮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는 해충의 개체수와 해충의 식물 흡즙양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병해충 이동 패턴을 변화시킴으로써 농작물 생산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크롭라이프 인터내셔널(CropLife International)은 지구온도가 2℃만 높아져도 밀, 쌀, 옥수수 등은 병해충으로 인한 수확량이 각각 46%, 19%, 31% 정도 더 감소된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15~2018년 평균 23%대에서 2019년에는 21%대로 떨어졌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수확량 손실은 곡물자급률을 더욱 하락시켜 식량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친환경농법의 대명사인 우렁이가 겨울철에 폐사하지 않고 월동해 잡초가 아닌 벼를 가해하면서, 농업인들이 우렁이 제거를 위해 작물보호제(농약)를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의 95%는 작물보호제를 사용해 생산, 공급되고 있다. 과연 모든 농법이 친환경농법으로 전환된다면 우리의 미래식량안보는 어떻게 될까? 식량수급은 매우 불안정해지고 곡물자급률 수치는 급격히 더 낮아질 것이다. 작물보호제는 주요 농작물의 대량생산, 다양한 먹거리 제공, 농산물 품질향상, 풍족한 식량공급 등 국민에게 안정적 먹거리 제공 등의 이로운 역할 비중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농약원제 수입의존도는 2019년 기준 97.6%에 달한다. 작물보호제 산업은 대외변수에 매우 민감한 산업이다. 만약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국가 간 이동의 제한과 수입국의 원제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농업인들의 작물보호제 사용에 큰 차질이 생겨 농작물의 수확량은 급격히 감소할 우려가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병해충 발생 파악 및 대응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필수농자재인 작물보호제 신규약제 개발을 통해 돌발병해충 및 약제저항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적재적소 공급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그런 만큼 작물보호제 산업계가 R&D(연구개발)투자에 집중해 농업인의 소득 증대 및 국민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정책개발 및 제도개선, 신규 원제 및 제품개발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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