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올해 역대 가장 적은 쌀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RPC들이 벼를 확보하지 못해 비상이다. 특히 2020년산 햅쌀 거래가 전면적으로 시작됐지만, 벼값은 11월 중순 이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6일 쌀관측 11월호를 발표하고, 11~12월 산지 쌀가격이 10월 대비 약보합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10월 5일자 산지 쌀가격이 21만9288원(80kg)을 기록한 것은 조생종 수확 지연과 수량 감소 때문으로 11월부터 중만생종 출하가 증가하면 10월 대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전국의 RPC에서는 2020년산 조곡 매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매입실적이 저조해 물량 확보난이 벌어지는 등 예년과 정반대 상황이다. 심지어 대형마트 등 고정 납품처에 연간 공급할 물량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의 한 농협RPC 관계자는 “벼 매입량이 당초 세웠던 목표량보다 한참 밑돌고 거래처에 납품할 물량마저 빠듯할 정도로 줄었다”며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조곡시세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농가들이 자체 보관하는 물량도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경제지주 집계 자료에 따르면 10월 20일 기준 농협RPC가 매입한 물량이 31만3400톤으로 지난해 35만7500톤보다 4만4000톤 가량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건조·저장(DSC) 시설만 운영하는 농협의 매입량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민간RPC들이 DSC를 운영하는 농협을 통해 원료곡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생산량 감소로 벼값 강세를 내다보고 농협들이 매입량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쌀관측 11월호에서 “쌀 소비감소와 106만톤에 달하는 정부 재고량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농가들은 수확기에 적기 출하해 가격하락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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